주요 기도문 풀이
박도식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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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가톨릭출판사 캐스리더스 5월의 도서는 박도식 신부님의 주요 기도문 풀이입니다. 이 책은 저자 박도식 신부님께서 한 신입교우가 기도문 끝에 나오는 아멘이 무슨 뜻인지 물으러 온 경험을 계기로 신자들에게 자주 하는 기도문의 뜻을 알려드리려고 1961년 사제서품 기념으로 출판하신 십이단 풀이라는 소책자의 개정판입니다. 올해는 이 책의 출간 63년 되는 해입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가톨릭 기도문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기도문의 변화에 따라 개정판을 출간하며 여전히 꾸준히 읽히고 있는 가톨릭기도문분야의 스테디셀러입니다.

 

우리의 됨됨이는 가깝게 교류하는 이의 인품과도 같다고 볼 수 있으며 그와의 교제가 얼마나 잦으냐에 따라 결정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을 안다는 말은 누군가를 안다는 말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어 질 수 있는데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하느님과도 자주 만나 교류를 해야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예의를 갖추어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사정을 털어놓고, 잘못된 것은 용서를 청하고 또 필요한 것은 간구하는 것을 기도라고 합니다. 기도 중에 가장 중요한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입니다. 가장 완전하고 가장 뛰어난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살펴봐야 하지만 주님의 기도에 대한 풀이는 작년 캐스리더스 6기때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때에 살펴 본 적이 있으므로 자세한 언급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다음으로 가장 중요하고 완전한 가톨릭 기도문은 성모송입니다. 성모님은 인류의 죄도 없으신 특전중에 특전을 받은 오직 한 사람임으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이십니다. 성모송에서 주의할 점은 마지막에 이제와 저희 죽을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라는 부분에서 성모님과 성인, 성녀들은 주님의 기도에서와 같이 직접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는 힘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악에서 구하소서가 아닌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대신 빌어달라고 간구드릴 뿐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외에 사도신경, 영광송, 삼종기도, 식사 전 후 기도 등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도들의 의미를 풀이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신앙생활 오래하신 분들 보다는 가톨릭 기도문이 낯선 예비신자, 첫 영세자들께 추천해드리기 좋을 가톨릭 기도문 풀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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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의 길 어원의 힘 -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김성현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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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때 1학년 입학하자마자 3월 중세불문학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50대 후반 교수님이 젊은분이시지만 그때는 되게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다. 낯선 서울, 추운 3월 대학 새내기에게 진중하고 무거운 첫인상인 중세문학 시간이었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첫 시간 전반적인 배경 소개를 하시며 그당시 프랑스의 옛 이름이 골이라고 하셨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에 “골로 간다.” 는 말이 “프랑스로 간다.” 는 뜻이라고 하시는데 교수님 그렇게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농담하시는 분위기를 파악 못해서 아무도 웃지않고 강의실에 정적만이 흘렀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 교양으로 우랄 알타이어 수업도 들었었는데 몽골어랑 우리나라말의 발음과 뜻이 같거나 비슷한 단어들이 몇 있었다. 몽골어, 한국어 이전에 우랄알타이어라는 뿌리가 같았기에 그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라 그렇단다. 우랄알타이어의 유사성에 비해 서양 언어는 서로간에 훨씬 더 비슷하다. 이태리어를 교양으로 한 학기만 들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불어랑 이태리어보다 스페인어랑 이태리어가 더 많이 닮아있었다. 같은 형제라도 엄마 닮은애, 아빠 닮은애 있고 형제끼리라도 별로 안닮은 듯 한 아이들이 있고, 누가봐도 한 집 형제인 애들이 있듯이 언어도 마찬가지다. 어원이 같은 언어들끼리는 비슷한 뜻의 비슷한 발음의 단어들이 꽤 있고, 읽는 방식들도 엇비슷하기 때문에 어원을 알면 어학은 공부의 길이 정말 쉬워진다.
어릴적에 처음으로 봤던 어원을 다룬 책은 단어만 쭈욱 나열하여 예시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당시에는 그런 책이 거의 처음이라 베스트셀러에도 오르고 2권도 나오고 엄청 인기가 좋았었었다. 세창미디어 신간 어휘의 길, 어원의 힘은 그 당시 책이랑은 비교가 되지 않게 예시가 많고 풍부하다. 책을 몇 장 읽다가 순간 이게 이야기 책인지 어원책인지 잠시 헷갈릴만큼 글이 재미가 있었다. 이 분 왜 이렇게 모르는 분야가 없지? 싶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예를 들어 설명을 하고 있고 이 정도 필력이면 문학가가 썼지 싶어서 지은이를 찾아봤다. 영문학박사이니 영미시는 기본으로 문학비평, 영화이론, 대중문화 사주명리학 동양사상까지 연구하는 분이셨다. 관심 연구분야가 동서양 문학과 문화에 두루 걸쳐있어서 책의 내용이 풍성하고 꽤나 재미있다. 인스타보다 재미있다.

어원적으로 봤을 때 영어로 꽃을 의미하는 단어 flower는 blood와 관계가 있다. fl-과 bl-의 소리가 비슷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꽃이 피어나는 것은 bloom이다. 피어나다라는 뜻의 bloom이 blood와 bl-을 같은 어원으로 공유한다. “꽃이 피다 flower”라는 말은 한국어로 쓸 때, 은근히 시적이다. “꽃이 피다”라는 문장은, 꽃이 피어나다라는 뜻으로도, 꽃이 피blood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 그래서 “꽃이 피다”는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꽃과 피의 상관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 『어위의 길, 어원의 힘』, 세창출판사 36장, 꽃이 피어서 4월은 잔인합니다. 中 -

300여 페이지의 적당한 볼륨감과 풍부한 내용에 만원 중반 무료배송이다. 만오천원으로 빵사먹는 것 보다 더 만족스럽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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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 예수님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
베른하르트 벨테 지음, 조규홍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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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가톨릭출판사 캐스리더스 4월의 도서는 예수님의 어머님을 바라보는 10가지 시선을 묵상한 베른하르트 벨테의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입니다. 베른하르트 벨테는 사제이자 대학교수로서 마르틴 하이데거와 절친한 고향 친구였고 또한 하이데거의 제자였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형이상학에 하이데거의 철학적 사유를 접목하여 무신론적이고 현상학적으로 종교를 해명하는 일에 힘썼습니다.


 그러면 이제 베른하르트 벨테의 성모님에 대한 묵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그 은총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기꺼이 받아들이셨습니다. 성모님께서 아들을 키우신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역량을 다 발휘하고 나서는 뒤로 물러나는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은 당장 납득할 수 없는 것을 마음에 깊이 간직하시고 무르익을 때 까지 기다리시는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삶에서 겪는 고통은 모든 인간의 문제인데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 인해 그 어머니는 자신의 심장이 날카로운 칼에 꿰찔리는 아픔을 겪는 인간의 대표적인 표상이 되셨습니다. 고통은 사람을 절망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의외로 사람을 고양시키기도 하며 훨씬 더 진지하게 삶을 되돌아보도록 이끌어주기도 합니다. 고통받는 성모님의 모습은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데 더없이 귀한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원죄 없이 잉태하신 사건을 통해 영광스러운 선물 속에서 인간적인 활기와 충직한 마음이 합쳐지면 순수한 삶이 더욱 아름답고 경이롭게 빛나게 될 것이라고 베른하르트 벨트는 묵상 하고 있습니다. 큰 뱀을 밟고 계신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하며 모든 일이 예수님에게서 일어났으나 그 곁에 계신 어머니 마리아에게도 그에 참여하는 몫이 주어졌기에 큰 뱀과의 사투에서 승리하심은 어머니와 함께 나누는 승리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예수님을 뒤따르며 큰 뱀을 밟고 계신 성모님의 모습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의 모습이 하느님의 은총을 표현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성모님은 은총이 가득한 분이십니다. 하와에서 보여지는 성모님의 모습에 대한 고찰은 하와가 죄를 지었지만 자식을 낳아 하느님과의 유대를 단절시키지 않고 그분의 위대한 약속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 준 연결고리이기도 합니다. 하와의 모습에서 죄를 지었지만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상을 볼 수 있으며 그렇게 연결되어 마리아를 통해 예수님이 태어나시고 하느님과 다시금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입니다. 우리는 이 지상에서 나그네로 감당해야 하는 불편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이 하셨듯이 예수님과 함께 우리의 가난한 마음을 오롯이 봉헌하는 삶을 살면 성모님이 승천하여 하느님 아버지 곁에 가셨듯이 우리도 지상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로 책은 끝을 맺고 있습니다. 


 베른하르트 벨데는 전통적인 토마스아퀴나스의 형이상학과 하이데거의 철학적 사유를 접목하여 무신론적이고 허무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 현상학적으로 종교적 체험의 가능성과 필연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을 인간의 말로 다 표현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과학의 시대에 논리와 철학을 통해 현대인의 이성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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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절망조차 금지되어 있다 - 키르케고르 아포리즘
쇠렌 키르케고르 지음, 이동용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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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절망조차 금지되어 있다. (키르케고르, 세창출판사)

책에는 키르케고르의 저작들에 있던 문구들이 실려있다. 아포리즘의 특징상 앞 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문장들이 나오게 됐는지 알 수 없다. 문득 읽다보면 가끔 좀 뜬금없다 싶기도 하다.

의심은 구별하는 행위 안에서만 이루어지지만, 절망은 절대적인 것 안에서 이뤄지는 행위다. 의심을 위해서는 재능이 필요하지만, 절망을 위해서는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 (P. 115)

이 쯤 되면 키르케고르가 이야기하는 절망이라는 단어가 혹시 내가 평소 알고 있던 절망과는 뭔가 다른 의미로 쓰여진 것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한다. 책에는 내용에 대한 해설이 없다. 키르케고르에 대한 소개에도 이 사람의 정서적 원인에 관해서는 별 말이 없다. 이렇게 해서는 이 책 해결이 안된다 싶어 다른 곳에서 키르케고르에 대해 검색해봤다. 키르케고르의 아버지는 현대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일에 평생을 죄의식에 시달릴만큼 신앙에 독실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첫 부인이 자식을 하나도 낳지 못한채 죽었기 때문에 그 당시 교회가 금지하던 재혼을 했다고 해서, 그리고 둘째 부인이 결혼 두 달만에 첫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자신은 죄를 지었고 그 저주를 받아 자신의 일곱 아이들이 예수님이 사셨던 33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렸다. 실제 키르케고르의 아버지는 두 명의 아내와 다섯 아이의 죽음을 겪으며 자신의 죄 때문에 집안 전체에 저주가 내려졌다고 여기며 괴로워했다. 살아남은 두 아이 중 한 명이 키르케고르이고, 키르케고르의 형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루터교의 주교가 되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보니 키르케고르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 듯 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이 책은 왜 키르케고르의 책들에서 여러 문구들을 엮어두기만 하고 작가에 대한 배경적 이야기를 안했을까. 책 맨 뒤에 키르케고르에 대한 소개가 있기는 하지만 그의 정서적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다. 처음엔 그 점이 좀 아쉬웠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작가에 대한 소개나, 작품 해설에 대해 별 다른 이야기가 없는 것이 어쩌면 책 만드는 이의 계획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인간에게 행복은 단 몇 가지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고통은 각 개인마다 이유가 모두 다 다르다고 한다. 이 책을 절망에 빠진 사람이 읽는다고 했을때 모두의 아픔이 다 다른데 키르케고르 절망의 구체적 이유를 찾아 밝혀버리면 각자의 절망에 빠진 다른 사람들의 개별적 공감을 얻기 힘들 것 같았다. 차라리 이유를 밝히지 않은채 절망에 빠진 사람이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적절한 선택을 통해 희망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읽는다고 치자. 그러면 독자들은 이 책의 문구에 각자의 상황을 이입해서 읽어나갈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메시지 전달력으로는 더 효과적인 것 같았다. 어쩌면 절망적 상황에 빠진 사람은 머릿속이 복잡해서 평온하게 책을 읽기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올 것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종이가 검정색에서 점점 흰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그라데이션 응원이다. 책 커버도 검정 바탕 틈으로 빛이 세어들어오고 있다. 책 디자인의 시각적 효과를 통해서 글자를 읽기 이전에 이미 이미지 언어로서 메시지 전달을 다 하고 있다.

책 디자인 예술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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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지음, 윤주현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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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가톨릭출판사 2024.2)

찬미예수님~
캐스리더스 3월의 도서는 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입니다. 발타사르의 책은 내용적 무게가 있어서 쉽지 않은편이라 마음 먹고 읽어야 하는데요, 이번 책은 일단 두께가 상당히 얇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크게 어려운 부분 없이 핵심 포인트만 적혀져 있어서 발타사르 책이지만 무난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예전에 장례식엘 갔었는데 가장 가슴이 찢어질 고인의 어머니께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시고 누구보다 열심히 연도를 드리시는 모습에 놀란적이 있었다. 문상객이 애통해하며 서럽게 우니까 오히려 엄하게 화를 내셨다. 정서적으로 참 생소한 광경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많이는 아니지만 몇 번 다녀온 장례 미사때에 오히려 고인의 지인들이 눈물을 닦고 있지 정작 가족들은 크게 우는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릴 때 어른들이 아들 있는 집은 상가집이 조용하고 딸이 있어야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며 아들보다 딸이 낫다고들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심지어 어떤 분은 딸만 셋인데 아무도 안울고 있었다. 워낙 어릴 때 봤던거라 이유는 기억이 안나지만 신문 칼럼에서 한국인과 서양인의 장례식 눈물의 차이를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3월 캐스리더스 도서 「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를 읽고 드디어! 그 의문이 해결이 되었다. 한국인은 장례식 때 우리곁에서 사라진다는 의미로 아쉽고 애통해서 서럽게 우는 것이고 서양 문화는 그리스도교가 바탕이기 때문에 죽음을 통해 하느님 나라로 가는 것이기에 울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인 죽음의 의미는 생명 전체가 모든 기능과 함께 정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단순히 ‘무’ 나 ‘절멸’이 아니다. 자신을 선사해주신 하느님에게로 돌아가는 상태이다. 이전의 인간에게 죽음이란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인류를 위해 스스로 희생양이 되시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써 가장 수준 높은 생명의 상태에 이르셨다. 그로부터 인간에게 죽음은 고통이 아니라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는 영원한 생명의 희망적 메시지를 주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당신의 죽음만을 이루신 것이 아니라 모든 죄인을 위해 돌아가셨으므로, 당신의 생명력 안에 보편적인 죽음을 일치시켰다. 그리스도의 지상 생애는 보편적 가치를 갖는 죽음을 향해 집중되어 있으므로, 그 분께서 선사하시는 영원한 생명은 이 죽음에서 출발하여 성체를 통해 드러난다. 그리스도 인들에게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는 죽음에서 생명을 살게하는 성사들이다. 죽음과 부활이라는 두 가지 실재는 순수 현세적인 것에 대해 금욕하고 그리스도의 사명을 자신의 삶 속에서 구현하는 가운데 살아가게 한다.

인생에서 가치있는 것을 살려면 자신을 포기해야 한다. 산 이들은 하느님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숨어 살기 위해, 죽을 운명으로 조건 지어진 이 세상에서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던 존재는 저 천상에서 진정 자기 존재를 인격적이며 삼위일체적인 차원에서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이를 위해 살아가는 ‘이타적 존재’가 된다.

이상은 가톨릭 출판사 3월 캐스리더스 서평 도서 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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