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 하루의 리듬
안셀름 그륀 지음, 황미하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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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가톨릭출판사 북클럽 7, 8월의 리뷰 서적은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리추얼, 하루의 리듬』입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이 시대의 최고 영성가’이자 ‘유럽인의 멘토’라고도 불리는 독일의 영성 심리 상담가입니다. 19세 때 베네딕도회 수도원에 입회하여 수도생활을 시작했고, 동시에 경제학을 공부하며 수도원의 경영과 재정을 오랫동안 책임졌습니다. 신부님은 수도생활에서 길어 올린 깊은 묵상과 성경적 영성을 현대인의 삶과 연결해 풀어내는 글을 많이 집필하셨습니다. 인간의 내면 치유, 심리학과 신앙의 만남, 일상에서의 영적 성찰 같은 주제로 수많은 저서를 남기셨지요. 그 가운데서도 일관되게 강조하시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의 내면적 자유”입니다. 또 수도자답게 단순하고 절제된 삶이 주는 해방감과 기쁨을 현대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낼 수 있는지 자주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이번 책 『리추얼, 하루의 리듬』도 그동안 신부님의 다른 저서에서 다루신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일상의 작은 행동과 생각이 좋은 습관이 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반복 속에서 일하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같은 기도, 같은 미사, 같은 신앙의 길이 사실은 우리를 서서히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방법을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저는 바로 이 말을 고르고 싶습니다.
1장과 2장은 하루의 리듬과 한 해의 리듬을 다룹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하루 동안 기도하고 명상하고 관상하는 법,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 변화를 느끼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3장과 4장은 내면의 리듬에 맞추어 자신의 중심에 머무는 것, 그리고 타인들과의 관계 안에서 친교의 리듬을 맺는 법에 대한 조언을 전합니다. 특히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 돌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묵상하고, 그 돌을 땅에 묻거나 강과 호수에 던지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한 번씩 저수지에 가서 돌을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장과 6장은 피곤할 때 휴식을 취하며 중심을 자신에게 두는 법, 그리고 가까운 이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룹니다. 7장과 8장은 성물을 통해 힘을 얻는 법과, 전례력에 따른 신앙생활의 리듬 안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전합니다.

실제로 하루를 기도로 가득 채우며 살아가시는 한 분을 뵌 적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여러 기도를 바치고, 새벽 미사를 드리고, 일상의 만남 속에서도 자주 기도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아마도 잠들기 전에도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셨을 것입니다. 그분을 보며 배운 것은, 순간적으로 화가 나고 짜증나는 일을 마주칠 때는 사람인지라 감정이 드러나더라도, 다음날 다시 만나면 이미 기도로 정화된 듯 이전의 감정이 씻겨 나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나날이 새로워지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매일의 기도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일상의 반복은 우리를 지치게 하는 무의미한 되풀이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은총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리추얼, 하루의 리듬』은 우리의 삶을 날마다 새롭게 이끌어 주는 귀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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