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함정 - 숫자에 가려진 고객 인사이트를 포착하는 법
앤디 맥밀런.자넬 에스테스 지음, 이윤정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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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분석은 어디에서나 빼놓을 수 없는 업무이다. 공공에서나 기업에서나 데이터를 통해 업무의 흐름이나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하거나 보완할 점 등의 인사이트를 알아낸다. 하다못해 개인 SNS 운영에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세상이니 데이터가 얼마나 우리 일상에 널리 퍼져있는지 알 만하다.


 그렇다 보니 데이터 분석을 통해 뽑아낸 인사이트는 마치 확고한 진리처럼 여겨진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숫자가 보여주는 진실을 어떻게 믿지 않을 수가 있을까? 하지만 '데이터의 함정'은 오히려 숫자에 진실이 가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진짜 고객이 아닌 데이터에 빠져 오히려 고객을 등한시 하는 결과를 낳는 기업들에게 진짜 고객의 생각을 파악하는 기술을 제시한다. 진짜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방법론을 상세하게 설명한 후 이렇게 얻어낸 인사이트를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등 다양한 기업 활동과 조직 내부에까지 적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단순히 이론만 쭉 설명하지 않고 중간 중간 실제 사례들도 적절히 배치해서 이러한 이론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사실 업무 특성 상 책에서 제시하는 기술들을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업무 과정에서 고객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할 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는 있었다. 특히 내가 원하는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올바른 질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고객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이 책에서 말하듯이 고객과 괴리되어 데이터만 보고 업무의 방향을 판단하곤 했었는데 이러한 행동이 왜곡된 결과와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앞으로 고객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객들로부터 어떻게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 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책은 고객의 입장에서 읽기에도 흥미로웠는데,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이 6글자 뒤에 숨어있는 기업의 수많은 노력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소한 문제에도 돌아서기 쉬운 것이 사람 마음이라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잘 알고 있다. 진짜 고객의 생각을 알기 위해 사용자 테스트를 설계하고 이를 수행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온 기업들이 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데이터는 숫자일 뿐이다. 데이터에 지나치게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진짜 현실은 데이터 밖에 있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틀을 깨고 나가야 한다.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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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세계사, 비잔티움과 오스만제국
이희철 지음 / 리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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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잘 다루지 않는 비잔티움, 오스만 제국에 대해 역사, 정치, 문화, 종교, 예술 등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역사 입문서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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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세계사, 비잔티움과 오스만제국
이희철 지음 / 리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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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양의 교차점으로 유명한 튀르키예지만 정작 그 장대한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서유럽사 중심의 한국 세계사 교육과정에서 비잔틴 제국이나 오스만 제국은 그저 곁다리로 나올 뿐 역사의 주연으로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고, 파편적으로 남은 지식들이 그저 튀르키예 역사에 대한 전부였다.


 하지만 '중간세계사, 비잔티움과 오스만제국'을 읽고나서 그간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튀르키예의 역사를 하나로 이어 붙여서 이해할 수 있었다. 역사뿐만 아니라 비잔티움과 오스만 제국의 정치체제나 제도, 종교와 문화, 건축, 예술까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서 오랜만에 지적인 탐구를 즐기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비잔티움, 비잔티움과 오스만 제국 사이, 오스만 제국이다.


 1부 비잔티움에서는 비잔티움 예술에 대해 다룬 내용이 특히 좋았다. 왜 비잔티움에서는 서유럽과는 다른 양식의 예술이 꽃피운 것인지, 평면적으로만 보이는 모자이크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최근에 카자흐스탄에서 본 러시아 정교 교회 내부 장식이 생각났는데, 이 책을 읽고 갔다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느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개인적으로 2부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튀르키예에서 동서양이 융합되는 지점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이슬람교의 발흥부터 시작해 셀주크 투르크나, 동방정교와 깊은 관계가 있는 러시아까지 중간세계사라는 제목에 걸맞게 아나톨리아 반도를 넘어서 아라비아 반도, 시베리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의 역사를 살펴본다.


  3부 오스만 제국 중 정치체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유명한 튀르키예 사극인 '위대한 세기'가 떠올랐다. 궁정 정치극으로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복잡한 오스만 제국 내 이해관계가 잘 녹아있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튀르키예를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이슬람교의 교리나 종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서 이슬람교라는 종교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졌다.


 서양과 동양에 모두 걸쳐져 있는 나라임에도 정작 국내에서는 서양사에도, 동양사에서도 튀르키예를 깊게 다루는 경우가 없어서 참 아쉬웠다. 하지만 이 책 한 권이면 튀르키예 역사에 입문하는데 충분하다. 튀르키예 역사를 알고 나면 그간 알았던 서양사와 동양사가 얼마나 단편적인 지식이었는지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만큼 세계사를 보는 눈을 넓힐 수 있는 책이었다.


 책에서 설명하는 튀르키예의 건축물과 예술품들은 현지에 가서 꼭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어졌다. 여행갈 때마다 꼭 그 나라에 대한 책을 들고 가는데 튀르키예 여행은 어떤 책을 가져갈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되니까.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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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슐츠 씨 -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
박상현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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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차별인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꼭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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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슐츠 씨 -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
박상현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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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편견인지도 모르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있다. 어릴 때 크레파스나 색연필에는 '살색'이라는 색깔이 있었다. 그때는 어리기도 했고 그게 진짜 살색이라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는데, 좀 더 자란 어느날 그게 차별적 용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종마다, 사람마다 살색이 다른데 특정 색깔을 살색으로 정한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점점 사회가 발전하는지 차별이나 편견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이를 고쳐나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에 대해 지나친 검열이라고 느끼며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극단적인 공격성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보다 차별과 편견이 만연했던 과거에는 이를 깨부순다는 것이 지금보다 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성 참정권 운동, 흑인민권운동 등을 펼치다 목숨을 잃은 사람만 해도 여럿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럼에도 자신이 옳은 길이라고 믿으며 꿋꿋하게 나아간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의 우리가 좀 더 편견없는 세상을 살고 있지 않을까.


 친애하는 슐츠씨는 아주 오래된 습관같이 자리한 차별과 편견과 이에 맞서 싸운 사람들에 대한 책이다.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사소해 보이는 일상 속에 숨겨져 있는 차별부터 인종이나 젠더에 대한 거대담론회된 차별에 대해, 2부는 이러한 차별에 순응하지 않고 이를 극복해낸 사람들에 대해 다룬다.


 가제본 서평단을 통해 1부와 2부의 내용 일부를 읽어볼 수 있었다. 1부에서는 여성 옷의 주머니에 담긴 차별과 편견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과거 고정된 성 역할에서 비롯된 의복의 차이가 현대의 의복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하다못해 실용적이어야 하는 군복에서조차 여군에게는 주머니가 없었다고 하니, 왜 이렇게까지 여성들에게 주머니가 허용되지 않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을 지경이다. 나 스스로도 주머니가 작거나 없는 옷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옷을 살 때 크게 고려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인류의 오래된 습관을 끊고 편견을 바꾸는 일은 일상에서 이를 맞닥뜨린 사람들의 개인적 깨달음과 결단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이 책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찰스 슐츠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2부에서는 찰스 슐츠에 대한 2가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피너츠의 작가라고만 알고 있던 슐츠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슐츠는 피너츠에 나오는 페퍼민트 패티 등 여자아이들은 스포츠에 열정적으로 즐긴다. 지금은 전혀 이상할 게 없지만 피너츠가 연재되던 당시에 여자아이들이 운동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어색한 일이었다. 보스턴 마라톤에 여성이 뛸 수 없다는 점이 성문화할 필요조차 없는 관습법이었던 것처럼.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목소리를 내었고, 슐츠가 피너츠를 통해 여자아이들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주지시키면서 이제는 여자아이들이 스포츠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또 하나, 피너츠에 등장하는 흑인 소년. 이 부분에서는 흑인 부모와 슐츠가 주고받은 편지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흑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달라는 편지에 대한 슐츠의 답장 중 '저는 해결책을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당시에 그가 겪었을 딜레마가 절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에도 콘텐츠에서 화이트워싱 등 인종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는데 1960년대에는 더 조심스럽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슐츠는 프랭클린 암스트롱이라는 흑인 소년을 피너츠에 등장시키고, 또 그 캐릭터가 희화화되어 단순히 소모되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룬다. 그의 섬세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니 왜 이 책 제목이 '친애하는 슐츠씨'인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운 수많은 친애하는 '슐츠씨'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이다. 가제본으로만 봐도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실제 정식 출판본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기대가 된다. 차별이 차별인지도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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