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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정신력 - 행복을 도둑맞은 시대, 마음의 면역력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1월
평점 :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작가가 현대인의 집중력 저하가 사회적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면, '벌거벗은 정신력'에서는 우울과 불안의 심리적, 사회적 원인과 그 해결책에 대해 다룬다.
같은 작가다보니 논지를 펼치는 방식이 비슷한데, 원인을 쭉 제시한 뒤 그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다양한 사례나 연구결과를 제시하는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베를린 코티 구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는 공동체나 명상과 환각에 대한 연구 등등...
저자는 우울과 불안의 원인으로 1. 노동의 무의미, 2. 타인의 무관심과 외로움, 3. 물질적 가치에 대한 과도한 경쟁, 4. 고통에 대한 회피, 5. 불평등한 사회, 6. 자연으로부터의 괴리, 7.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7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작년에 회사에서 너무 우울감을 느껴 진지하게 상담을 받아야 하나 고민했었다. 다행히 주변의 좋은 동료들의 도움과 환경의 변화로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전문적인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내 경험이 비추어볼 때도 단순히 우울과 불안을 생리적 원인에서 찾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회적으로 우울과 불안에 취약한 환경에서 심리적 균열이 생기고, 이게 생리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타고나길 심리적, 생리적으로 약한 사람도 있겠지만 단순히 모든 우울과 불안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다만,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당장 사회적으로 실현하기에는 어려운 내용들이다. 공동체의 회복이라거나 일에 대한 주도권을 찾는다거나 모두 읽으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내용이지만 어느 하나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 특히 마지막에 기본소득 내용은 급진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하나의 가능성,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와닿는 해결책이 있으면 개인 단위에서 노력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우울과 불안이 우리의 삶이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이때 항우울제를 먹는 것은 그 신호를 끄는 것에 불과하다. 그 신호가 켜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