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자유수영반으로 옮기고서 꽤나 시간이 홀렸다. 요즘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그럭저력 폼은 난다. 어떤 물에 빠져도 죽진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생사를운에 맡기진 않을 것이다. 혹여 내가 자유수영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다가와 "수영을 배우면 뭐가 좋아요? 하고 묻는다면 이제는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을 듯싶다.
수영은 감정에 빠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사람은 누구나 발을 헛디뎌 강물에 빠질 수 있고, 언제든 천재지변에 휘말려 떠내려갈 수 있다. 게다가 아무리 열심히 수영을해도 거센 파도에 휩쓸려 익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청난 높이의 거센 파도가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설레어하는 서퍼의 마음까진 아니더라도, 감정에 깊게 빠지는 상황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수영은 그 자신감을 배우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다. - P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