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전영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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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은 마음 아마도 주는 사랑 다음으로 그런 것에 가까운 것 아닐까 합니다.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을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온갖 것을 만져보고,
먹어보고, 해보며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 아이들은 심지어 꽃도 꺾어보고 쥐어뜯어보고, 곤충도 해체해볼 때조차도 스스로 세상을 알아가고, 옆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어른도 행복합니다.
그 어떤 요인이든 우리 누구나가 어린 시절에 가졌던그 아름다운 호기심이며 지식욕을 잃을 때, 이즈음처럼너무도 일찍이 부과되는 것들로 하여 자발성을 상실할때 그 무덤덤, 무감각, 무신경의 인생은 얼마나 황폐하며,
얼마나 가여운가요. 얼마나 불행한가요. 그 모든 것을 세상 탓이라고 밀쳐놓고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로 옮겨놓고그 자리를 요지부동으로 고수하면서 어딘가를 향해 목청 높이는 삶은 또 얼마나 옹색하고 불행한가요.
어떤 원인으로든, 현재 상태의 자신의 주인은 자기입니다. 그것을 고치든 고수하든 상승시키든 개선시키든 그 모든 것은 원인제공자가 설령 백 번 개심을 한다 하여도 이제 와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당사자의 자기 연민이나 분노가 해결할 일도 아닙니다.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몫입니다. 자신을 빚어나가는 일을 할 사람은 자기 밖에는 세상에 그 누구도 달리 없습니나 - P25

그런데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는 주문이나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힌 선한 인간은 바른 길을 잘의식하고 있다"는 설명문이나 잘 살펴보면 둘 다 비문입니다. 지향이 있다는 것은 갈 곳이 있고 목표가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표가 있는 한 방황한다니. 갈곳이 있기에 길을 잃는다니. 그러나 이 비문의 함의가 참큽니다. 뒤집어보면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곧 갈곳이, 목표가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는 것입니다. 방황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방황이 바로 목표가 있고 지향이 있기 때문이라니!
지금 방황해도 괜챦아 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언젠가 어디에도 닿아 그런 쉬운 말보다 말이 될 듯 말 듯한 이 위로가 주는 여운이 큽니다 - P16

괴테는 시간의 구체적 사용법도 이리저리 적어두고 있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 초조,
더더욱 쓸모없는 건 후회
초조는 있는 죄를 늘이고
후회는 새 죄를 만들어낸다

좀더 쉽게 풀어주기도 합니다. 손자 발터를 위하여 그의 기념첩에다는 이렇게 써줍니다.

오늘과 내일 사이에는
아직 긴 시간이 있다
처리하는 법을 빨리 배우라
졸리기 전에 - P47


아리따운 인생을 짜맞추어 가지려거든
지나간 일을 두고 근심해서는 안 된다
극히 작은 일이 그대를 분명 언짢게 하겠지만
늘 현재를 즐겨야 한다
특히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되며
미래는 신에게 맡겨야 한다.

나이 든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저항하라! 그래야 그대가 품위를 지킬 것이다.
휴식시간이 되기도 전에 벌써 쉬려는가?"
무언가를 비난하기에는 나는 너무 늙었다
그러나 무언가를 행할 만큼은 충분히 젊다

노시인의 혼잣말인 듯도 한데, 이 구절은 조금 변형되어 파우스트의 대사로도 들어가 있습니다. "나는 놀기만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소망이 없기에는 너무 젊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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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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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무용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힐 때는
‘큰 성공‘보다 ‘작은 실패‘가 도움이 된다.
몇 번 반복해도 그렇게 막 난리가 나지는 않는구나,
하는 작은 실패들. 그 경험이 훨씬 소중하고장기적으로 쓸모가 크다. - P137

애틋하지도 무심하지도 않은 건 책뿐이 아니다. 부모와 형제,
친구, 식당의 손님들, 건물의 임대인, 다세대 빌라의 관리인, 주거래 은행의 직원들, 헤어진 연인, 또는 앞으로 만날 연인, 주차장을함께 쓰는 이웃들, 심지어 아홉 살 난 딸아이까지. 이조금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을 적절한 거리와 책임으로 대한다. 계획에 없던 아이가 생겼을 때, 그리고 2년 전 아이의 아빠와 헤어졌을 때도 그랬다. 이조금은 사실을 사실대로만 받아들이고 그 이상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내게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로부터 ‘아이가 나를 행복/불행하게 할 것이다‘는 판단을 도출하지않는다.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헤어진 것은 옳았다/틀렸다‘는 판단으로 옮겨가지 않는다. 그것은 이조금의 가장큰 재능이고 그 재능은 결과적으로 이조금 본인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손해가 되지 않는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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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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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 네 탓일 만큼 넌 대단하지 않아

왜 저 사람이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 내가 잘못한 건아닐까. 하지만 자아의 부피를 조금 줄이고 들여다보면, 사람들은 대체로 나를 ‘굳이 싫어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나는 대부분의 타인에게 (내 생각만큼)치명적인 존재가 아니다. 세상은 내게 특별한 선의도, 악의도 없다. 그렇다고 삶이 고통스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만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마음이 악해서가 아니라 단지 외투의단추를 풀고 지갑을 꺼내기 귀찮아서 거지에게 적선을베풀지 않은 것처럼, 삶은 나를 그렇게 대했다.‘
-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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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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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언어가 되면 슬픔은 나를 삼키지 못한다.
그 대신 내가 슬픔을 ‘본다‘.
쓰기 전에 슬픔은 나 자신이었지만쓰고 난 후에는 내게서 분리된다.
손으로 공을 굴리듯,
그것은 내가 가지고 놀 수 있는 무엇이 된다. - P14

내가 겪은 일을 언어로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은희한하게도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것이 구체적인 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지 못해도,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내게 구체적인 힘이 되었다. - P41

삶이 너무 지독할 때는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지독하지 않으면 쓸 이유가 없다.
그 중간의 어딘가에모든 글쓰기가 웅크리고 있을 것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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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남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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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매번 ‘너무 늦은 나이‘ 였다

결국 매번 나를 멈추게 한 건 늦은 나이가 아니라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했더라면 지금쯤 이루고도 남았을 일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이루어냈든 포기했든 다 자산이 되었을 텐데 늦었다는 생각에 시작도 안 하는 바람에 내겐 자산은커녕 주름 같은 시간의 빚만 쌓였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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