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 황윤 역사 여행 에세이, 개정증보판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8월
평점 :
작년이었나? 한능검 고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한국사를 공부했었다. 원래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 관련서는 꾸준히 읽어왔지만 대부분 근현대사에 치중된 독서였다. 자격증 시험을 본다는 것은 독서로 배경지식을 쌓는 걸로는 사실 좀 어렵다. 흐름은 알고 있지만 오지 선다형 시험은 그런 배경 지식 가운데 돋보기를 들이대는 지식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고대사 부분에 취약하다는 걸 알고 있던터라 한능검 핑계로 선사시대 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고대사를 공부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이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유물과 유적이었다.
이론으로 공부해도 역사 현장을 찾아다니며 유적을 보고 박물관도 찾아 가서 유물도 보며 함께 공부했더라면 나의 한국사 공부는 일취월장 했으리라
급한 나머지 이론만 섭렵하고도 결국 자격증은 손에 쥐었지만 두고 두고 아쉬웠다. 박물관을 좀 돌아볼까 했더니 코로나로 박물관 견학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은 [ 일상이 고고학 ] 부제로는 나 혼자 백제 여행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작가이며 역사학자이자 박물관 마니아다. 이런 분이 쓴 여행 에세이여서인지 이 책은 재미만큼 깊이도 있다.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안양에서 무작정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내달려 도착한 곳이 잠실운동장이었고 지리상 잠실이면 역사현장과 맥을 이어볼때 당연히 백제, 그렇게 시작한 여행이 백제 여행이며 이 책의 집필 동기였다.
풍납토성을 시작으로 돌아보는 백제 여행은 흥미롭다, 역사 체험교사를 하는 지인으로부터 송파만 가도 재밌는 역사 현장을 많이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을 무시로 흘려들었는 데 이분의 시선을 따라 꼼꼼이 글로 경험하는 백제 유적지는 경이로울 지경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80년대 도시 난개발로 인해 유적지들이 사건물이나 빌라나 주택 밑에 묻혀 있으며 아직도 체 발굴하고 고증되지 못하는 점은 아쉬웠다. 그렇게 하기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니 아이러니하다.
천년의 역사의 흔적이 우리집의 하물며 내 방 밑에 묻혀있다면 기분이 어떨런지.. 80년대 독재 시절도 아니고 지금 이 정도 문화 수준을 누리는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사 전문가가 쓴 역사관련 에세이라서 백제라는 한 나라만 두고 찾아가는 여정이 역사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고대 4 - 5 - 6 세기를 백제 - 고구려 - 신라 의 전성기 순으로 외우며 고구려의 고국원왕을 물리친 근초고왕과 고구려 장수왕에게 전멸한 개로왕등이 도표를 그려가며 외울 땐 무지 헷깔렸는 데, 역사 유적을 살펴보며 들려주는 역사 스토리는 재미있다. 또한 백제 성이 벽돌로 쌓은 성이 아닌 틀안에 흙을 채워 넣는 방식의 '판축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나, 금동관보다는 금동신발 이야기, 백제식, 고구려식의 굴식 돌방무덤에 대한 설명은 역사적 관점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공부할 땐. 참 안 외워져 고생했던 무덤의 모양들이었는 데 말이다.
지리적 설명외에도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며 근초고왕부터 의자왕까지 섭렵되는 백제의 역사이야기는 흥미롭다.
송파 방이동 일대뿐만 아니라 공주와 부여로 도는 일박의 여행은 답답한 내게 글로나마 활력소가 돼었다.
홀로 떠나는 역사여행, 손바닥 분량의 작은 책이지만 백제에 대한 정보가 가득 들어찬 이 책 한 권 들고 나 또한 여행을 가리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