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리고 소중한 것들 - 무례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 낸 여성의 자전 에세이
게일 캘드웰 지음, 이윤정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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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올해 우리 나이로 칠십이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미국인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주의자이며 페미니스트다.

그녀는 젊은 시절 텍사스 대학교에서 역동적으로 공부했으며, 남자 교수들에게 잘 보여야 입성할 수 있는 대학원 입학을 포기했다.

그녀는 퓰리처상을 받은 비평가이자 작가이며 결혼은 하지 않고 반려견 사모에드 튤라와 함께 산다. 현재 그녀는 이웃에 사는 다섯 살 된 꼬마 숙녀 타일러와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이 책은 한 여성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다. 이 책에는 여성적인 입장에서 들려주는 우정과 사랑 가족 인생이야기가 들어있다.

미국 작가의 글이지만 한국의 사는 중년이자 여자인 나의 정서와도 잘 맞는다. 이 책이 공감이 가는 이유는 같은 여성의 일을 주제로 썼고 글을 매우 잘 쓰는 작가가 쓴 글이며 그녀가 품고 있는 여성만이 가진 감성의 코드가 동양인인 나와도 통해서인듯 싶다

또한 그녀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미국 사회의 여성의 위치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성 인지 감수성의 차이는 책을 읽는 나를 놀라게 했다.

데이트 강간, 폭력, 낙태, 마약, 알콜까지 다 섭렵한 그녀의 고백이 놀라워서일수도 있겠다. 그런 청춘을 보내고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자신의 커리를 쌓고 일을 하고 여성들과의 우정을 통해 성장하는 그녀는 진정한 페미니스트였다. 한편으론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과하지 않게 쓰고 있는 작가의 용기(?)도 부러웠다. 만약 이런 에피소드를 한국의 중견 작가든 저널리스트든 자신의 글에 밝힌다면 우리나라 뉴스는 얼마나 요동을 칠런지 불 보듯 뻔한 거 아닌가 말이다.

매 챕터 도입부에 작가가 우정을 나누고 있는 타일러와의 에피소드는 자뭇 감동스럽다.' 어리다고 치부하기에도 한참 어린 작은 소녀가 일흔이 다 된 할머니 작가와 꺼리낌 없이 소통하는 과정이라니.. 그들은 분명 한쪽이 돌보고 가르치는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닌 동등한 우정 그 이상이었다.

그 둘의 관계에 나이와 연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자의 에피소드에는 그런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마흔 두살에 페암으로 먼저 세상을 뜬 친구 캐롤라인이나 마조리와의 우정에는 같은 성을 가진 여성이기에 가능한 동성만이 누릴 수 있는 유대의 깊이가 있다.

동성의 우정에 특히 공감이 가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지금 그런 우정을 나누고 있거나 그럴 필요를 느껴서 그런 듯 싶었다. 나이가 드니 동성이 너무 좋다. 어릴 땐 여성들만의 연대와 우정은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었다.

여성의 우정은 그저 시기 질투의 다른 한 쪽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해 왔는 데 언젠가 부터 그 생각이 남성적 입장에서 주입된 편견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남성 본위로 이어져온 이 나라의 성 차별 문화를 탓하고 싶진 않다, 나도 극단적 페미니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여성의 우정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새롭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것에 대한 숭배와도 같은 감정이 생기는 걸 깨달았다.


그 시절 얻은 교훈은 아주 단순했다. 다른 여성들을 경쟁 상대가 아닌 연대의 대상으로 보기, 지성을 깨우고, 신체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으며, 이전에는 거부당하거나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일도 할 수 있다고 믿기 등 중략


반짝거리고 소중한 것들 중에서

이 책은 여성의 이야기라 여성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작가의 문장이 한 문장 한 문장이 살아서 움직이는 필력을 가진 터라 읽는 내내 공감이 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아마도 남자가 만들 말 일거다. 같은 성을 바라보는 눈에 사랑을 담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끝으로 트럼프를 지독히도 싫어하는 작가에 공감하며

p 52 안 그래도 어린 남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여학생의 몸을 만지며 ' 이제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이니, 이런 짓을 해도 된다'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들은 참이었다.. - 정말 미국이라는 나라는 구제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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