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하의 고민 푸르메 친구들 1
조은수 글.그림 / 양철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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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할머니, 저 아이는 왜 이 세상에 온 거에요?"

위 문장은 이 책 속에서 병하가 할머니께 하는 질문이다. 사실 이 말은 우리 모두가 장애인을 보면서 한 번쯤은 품어 봤을 법한 궁금증이다. 나 또한 잘 걷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고, 생각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볼 때마다 그 존재의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말조차 장애인들에게 상처가 될까 염려되어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말을 순수한 아이를 통해 들으니 그 질문의 의도가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연세 지긋하신, 그래서 세상 경험이 무척 많으신 할머니의 입을 통해서 나는 장애인들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단지 이 땅에서 너와 함께 살기 위해서라고.....바로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온 것이라고. 별로 거창하지도 않고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이유지만 장애인들의 존재 이유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한 번 이 책의 마지막장까지 읽으면서 든 생각은 "어렵다."였다. 그리고 두 번째 이 책의 마지막장까지 읽으면서 든 생각은  "그렇구나"였다. 할머니께서 장애아동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 해 주시다가 마지막장에 뜬끔없이 "병하야, 이젠 알겠지?"라고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나는이 책의 병하처럼 눈만 껌벅거리며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이 땅에서 너와 함께 살기 위해."라는 문장을 읽고 난 후, 두 번째로 읽었을 때야 비로서 이 땅에서 나와 함께 살기 위해 온 거였구나. 그 아이도 그냥 나처럼 내가 가족과 함께 살듯이 그냥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온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하~ 그렇구나." 하며 고개가 끄떡여졌다. 

  난 이 책을 나의 7살짜리 아들에게 읽어주었다. 그리고 무심코 "너와 함께 살기 위해 온 거란다"의 뜻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나의 이런 뜻밖의 질문에 아들은 "그냥 같이 살고, 사랑해 주고, 도와주라는 것 같아." 라고 대답을 했다. 이런 아들의 대답에 뭔가를 더 첨부해서 설명해 주려다 그만 두었다. 경쟁과 정글의 법칙이 존재하는 이 세상에 오래 살아온 나보다 내 아들이 더 순수한 마음으로 장애인들을 이해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가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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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철든 날 사계절 중학년문고 31
이수경 지음, 정가애 그림 / 사계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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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있다. 또 누구에게나 그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이 있다. 이 책은 이수경 작가의 어린 시절의 전부였던 지리산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이 시를 읽노라면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리게 된다.

  나는 도시와 시골의 중간쯤 되는 풍경이 펼쳐지는 곳에서 살았다.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도시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들과 논, 산이 펼쳐져있는 멋진 풍경의 시골도 아니었다. 그냥 그런 주변 동네였다. 비록 멋지진 않았지만 나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 동네에서 쌓인 추억이 한 아름이다.

  그 당시의 나는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들 사이를 마치 특공대나 되는 것처럼 이리뛰고 저리뛰어다녔고, 별님과 달님이 나와 깜깜해졌으니 어서 들어가라 재촉해도 한 여름밤에 술래를 잡으며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마치 이 책 속의 <한여름밤과 축구를>이란 시 처럼..... 

  <넌 이체 끝장이야!>라는 시처럼 한 동네 사는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좋아하게 되면> 이란 시처럼 동갑내기 동네 남자 아이에게 설레기도 했던 그 시절. 참 좋았다.  그리고 그 때는 <하나도 안 춥다>의 준호 할배와 진구 할매처럼 동네 아이인 나를 보듬어 주는 동네 어른들이 계셔서 그리 외롭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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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 특수학교 선생님 일과 사람 20
김영란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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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다림이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머리로는 '기다려야지.' 하면서도  실제 아이들과 함께 생활을 하다보면 기다림보다는 조급함이 먼저 불쑥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이 학교에서의 아침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아침 등교 시간이 되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마중 나온다. 선생님이 아이 한 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고 아침에 기분이 어떤지 살펴보기도 하면서 손을 잡고 교실로 들어선다. 이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해 주면 아이들의 아침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첫 번째는 특수 학교의 선생님들이 지녀야 할 요건 중 하나가 지금이 아닌 먼 미래를 바라보며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오늘 실내화 신는 법을 가르쳐주고 내일 당장 잘못한다고 꾸중한다면 아이들과 교사 모두 힘들어질테니까.... '오늘 못했으니 내일은 잘 할 수 있을거야.' '오늘은 신발 벗는 것을 했으니 내일은 실내화도 신을 수 있겠지.'  아이가 갖고 있는 현재와 미래를 조급함없이 차분히 기다려 주는 마음. 사실 이것은 특수 학교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아이를 가르치는 모든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배운 또 한 가지는 한 사람 한 사람 저 마다의 차이가 존재함을 이해하고 아이가 갖고 있는 특성을 고려하여 가르친다는 것이다. 색깔 공부를 하는 시간에 누구는 색깔 찾기를 하고 또 다른 누구는 색종이 위에서 그냥 놀기도 하면서 색깔을 배우는 모습에서 특히 잘 나타난다.

 

  이 책은 지금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 책이다. 누구나 아이들은 존중받고 싶어한다는 것.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가 아닌 자기 자체로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못하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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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사계절 아동문고 85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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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는 이 책의 겉표지를 보면서 다문화 이야기일거라 생각을 하면서 보통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는 슬픈 사연이 많아 읽고 나면 마음이 좋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짐작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느낀 나이 기분은 유.쾌.함 이었다. 보통의 다문화 가정이 겪는 차별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 책의 내용이 유쾌하게 느껴질까 생각을 곰곰히 해 보니 피부색이 다른 인도 김씨의 시조이자 이 책의 주인공 김수로의 아빠인 김하산이란 인물이 갖고 있는 무한한 긍정성과 그런 남편을 피부색이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고 믿어주는 부인, 마지막으로 사촌 종수의 끊임없는 비아냥과 친구들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아버지편을 들 수 밖에 없는 무한 긍정성의 2세인 김수로라는 아이가 바로 그 이유였다.

  이 집안의 갈등은 정통 한옥 짓기의 국보급 기술을 소유하고 계신 할아버지의 사위를 인정하지 않는 완고함에서 시작되는 듯 하지만 그런 갈등조차도 인도 김씨 시조인 김하산 아버지의 한옥에 대한 사랑과 피부색이 아닌 진심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극복하게 된다. 장인 어른을 아버지라 부르며 자신을 탐탁치 않아 하는 장인어른의 인정을 받기 위해 환경미화원 공무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김하산이란 인물을 보면서 비록 내가 태어난 나라가 아니어서 힘든 점이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그리고 세상을 조금은 밝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으로 세상살이를 헤쳐나간다면 세상에는 좀 더 밝은 유쾌한 가정의 이야기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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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녀 밥
이종은 지음, 이송희 그림 / 노루궁뎅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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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장난이 가득 담겨 있는 책! [세 마녀 밥]

마녀의 밥은 바로 바로 "장난"

마녀들이 아이들에게 장난을 걸 화나게 하고 속상하게 해서 배를 채운다. 더군다나 장난 하나를 성공시킬 때마다 한 살씩 어려지다니...... 나도 책 하나를 읽을 때마다 한 살씩 어려지면 얼마나 좋을까?

부드러운 케이크를 좋아하는 할머니를 위해 맛있는 케이크를 싫어하는 척 하는 수미를 위한 케이크 작전!  집이 너무 가난해서 항상 낡고 헤진 옷만 입고 다니는 동이를 위한 패션 작전!  인형이 하나도 없는 민희를 위한 인형 작전! 이 작전들이 성공할 때마다 마녀들의 배는 빵빵해지고 춤을 추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마녀들의 이런 작전은 수미, 동이, 민희에게는 큰 행복이 된다.

마녀들의 이런 작전을 다 알고 있는 빛나리할아버지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면서 마녀들은 장난을 칠 때와는 또 다른 기쁨을 느끼게 된다. 말썽을 부릴 때와 누군가를 위해서 일할 때의 기쁨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누군가를 위해 일했을 때는 그 기쁨이 몇 배는 더 크다는 사실을 마녀들이 알았듯이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무엇이 자신에게 더 큰 기쁨을 가져다 주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내 주변에도 이런 마녀들이 살고 있을까? 한 번 눈을 크게 뜨고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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