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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철든 날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31
이수경 지음, 정가애 그림 / 사계절 / 2014년 6월
평점 :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있다. 또 누구에게나 그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이 있다. 이 책은 이수경 작가의 어린 시절의 전부였던 지리산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이 시를 읽노라면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리게 된다.
나는 도시와 시골의 중간쯤 되는 풍경이 펼쳐지는 곳에서 살았다.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도시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들과 논, 산이 펼쳐져있는 멋진 풍경의 시골도 아니었다. 그냥 그런 주변 동네였다. 비록 멋지진 않았지만 나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 동네에서 쌓인 추억이 한 아름이다.
그 당시의 나는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들 사이를 마치 특공대나 되는 것처럼 이리뛰고 저리뛰어다녔고, 별님과 달님이 나와 깜깜해졌으니 어서 들어가라 재촉해도 한 여름밤에 술래를 잡으며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마치 이 책 속의 <한여름밤과 축구를>이란 시 처럼.....
<넌 이체 끝장이야!>라는 시처럼 한 동네 사는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좋아하게 되면> 이란 시처럼 동갑내기 동네 남자 아이에게 설레기도 했던 그 시절. 참 좋았다. 그리고 그 때는 <하나도 안 춥다>의 준호 할배와 진구 할매처럼 동네 아이인 나를 보듬어 주는 동네 어른들이 계셔서 그리 외롭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