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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용기 있게 - 사랑과 지혜로 엮어낸 투병과 보살핌의 기록
켄 윌버 지음, 박윤정 옮김 / 김영사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켄 윌버 / 김영사
하늘색 표지가 인상 깊었던 책이다. 맑고 고요한 색감 때문이었을까. 책장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느낌은 있었다.
최근 치유와 간병, 돌봄을 이야기하는 에세이가 많이 출간된다. 그만큼 아픔을 마주한 사람과 곁에서 그 아픔을 함께 견디는 사람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절실하다는 뜻일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돌봄을 받거나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찾아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말이 위로가 될지 쉽게 알 수 없기도 하다.
이 책은 영성과 철학의 세계를 탐구해 온 켄 윌버와 그의 아내 트레야가 함께 겪은 암 투병의 기록이다. 켄의 글과 트레야의 일기, 편지와 인터뷰를 통해 두 사람이 질병과 죽음의 가능성 앞에서 어떤 시간을 통과했는지 들려준다. 한 사람의 투병기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이를 돌보는 일의 무게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정신적 성장을 담은 책이다.
투병의 시간은 환자에게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곁을 지키는 사람 역시 두려움과 무력감, 때로는 죄책감과 갈등을 겪는다. 사랑하기 때문에 더 잘해주고 싶지만 무엇이 진정한 도움인지 알 수 없고, 어떻게든 지켜내고 싶지만 모든 것을 뜻대로 할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의 복잡함을 감추지 않는다. 사랑을 아름다운 감정으로만 그리지 않고, 견디고 배우며 다시 선택해야 하는 삶의 과정으로 보여줘서 더 와닿는다.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강요하거나, 고통 속에서 반드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때로 또 다른 부담이 된다. 켄과 트레야는 인간의 몸과 마음, 자아와 영성, 치유와 수용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실제 삶에서 벌어지는 두려움과 갈등을 외면하지 않는다.
돌봄은 무엇일까.
아픈 사람을 대신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일일까, 아니면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일까. 도움을 주려는 마음과 실제로 상대에게 필요한 도움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돌봄에는 사랑뿐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 책의 질문들은 환자와 보호자만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 누군가의 곁을 지키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어진다.
삶은 언제든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계획했던 미래가 흔들리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더는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도 찾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수도 있다. 삶의 매순간을 더 소중히 느끼게 하는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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