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살인 - 중국의 장기 적출 산업과 미국 최대 적국의 진정한 실체를 파헤치다
얀 예킬렉 지음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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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주문형 살인 」

인간이 생물학적 부품으로 전락한 시대, 우리는 무엇을 외면하고 있는가

얀 예킬렉 저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이게 정말 실화인가 싶을 만큼 끔찍하다. 처음에는 미국 작가가 중국이라는 나라를 바라보는 시선에 혹시 편견이 개입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 국가 간의 정치적 대립이 있는 만큼, 한쪽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다른 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조금은 거리를 두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중국이라는 국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을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공급할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한다는 일에 화가 났다. 또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문명과 의료의 발전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주문형 살인》은 중국에서 자행되어 왔다고 보고된 강제 장기 적출 의혹을 추적하는 탐사 기록이다. 저자는 파룬궁 수련자와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 종교·민족 집단의 구금 문제, 장기이식 체계의 불투명성, 그리고 의료기관과 국가 권력이 맞물리는 구조를 살핀다. 특히 장기이식을 원하는 사람이 수개월이나 수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장기를 구할 수 있었다는 증언과 기록은 읽는 내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장기는 누군가의 생명이 끝나거나 기증을 결정한 뒤에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누군가의 필요에 맞춰 장기가 준비된다면, 그 장기를 제공하는 사람은 대체 누구이며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건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이 질문 앞에서 의료 기술의 발전은 더 이상 무조건적인 축복이 아니다.





인간의 장기를 이식해 생명을 구하는 일은 분명 의학이 이룬 놀라운 성취다. 하지만 그 과정에 당사자의 동의가 없고, 누군가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강제로 장기를 적출당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기술이 다른 생명을 빼앗는 데 이용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과연 의학의 발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수술실의 깨끗한 조명과 정교한 의료 기구가 어떤 과정을 감추는 장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섬뜩하다. 기술이 얼마나 정교한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그 기술이 누구의 생명을 존중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물론 국가가 관련 의혹을 부인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일수록 주장을 검증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한 권의 책이 제시하는 증언과 자료를 모든 사실에 대한 최종 판결처럼 받아들이기보다는,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추가적인 검증을 필요로 하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생명과 인권을 다루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검증이 필요하다는 말이 외면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의혹이 심각할수록 독립적인 조사와 투명한 자료 공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불편한 주장을 검토하는 일과 그것을 무조건 믿는 일은 다르며, 무조건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무겁게 느껴졌다.

우리는 인간의 가치를 능력이나 쓸모로 판단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그러나 생명권은 쓸모를 증명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다. 누군가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특정한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에 저항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마저 빼앗긴다면 인간의 존엄성은 가장 취약한 사람에게서부터 무너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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