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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불멸을 거절한 사람
호메로스 지음, ALTARI LAB 기획 / 다산글방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오디세이 — 불멸을 거절한 사람』
호메로스 / 다산글방
오디세우스는 왜 끝내 돌아가려 했을까
『오디세이아』를 여러 번 읽게 되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한다. 처음에는 키클롭스, 세이렌, 키르케, 칼립소 같은 강렬한 에피소드가 눈에 들어오지만, 다시 읽을수록 이상하게도 모험보다 ‘돌아간다는 것’이 더 크게 보인다.
이번에 다산글방의 번역은 어떻게 다를까..
특히 1부의 제목인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인상적이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이 끝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다. 아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 없이 자라고, 페넬로페는 한 사람을 기다린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오디세우스가 단순히 집을 잊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그 길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너무 많은 유혹을 만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아직도 못 돌아갔지?’라는 생각보다 ‘돌아간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독서에서 특히 ‘기억’이라는 단어가 오래 떠오른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괴물만이 아니었다. 고향을 잊게 만드는 것,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잊게 만드는 것,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를 잃어버리는 것 역시 오디세우스가 넘어야 할 장애물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오디세이아』의 수많은 섬과 괴물과 유혹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인간을 가장 쉽게 길 잃게 하는 것은 어쩌면 바다가 아니라 욕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불멸을 거절한 사람 아닐까?
이번에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 부분이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에게 영원한 삶을 약속한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삶. 인간이 꿈꾸는 가장 완벽한 조건처럼 보인다. 그런데 오디세우스는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왜일까.
오디세우스가 원하는 것은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죽지 않는 삶보다 늙어가는 삶을, 완벽한 낙원보다 불완전한 고향을 선택한다.
여기서 오디세우스의 귀환은 단순한 여행의 목적지가 아니라 삶에 대한 선택처럼 느껴졌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오디세우스가 불멸을 거절한 것은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장면인지도 모르겠다.
후반부의 귀환 역시 재미있다.
『오디세이』가 전하는 것은 결국 인간은 아무리 멀리 떠나고 수많은 유혹과 시련을 지나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삶으로 돌아가려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오디세우스는 불멸의 삶을 거절하고 늙고 죽는 인간의 삶을 선택한다. 그래서 그의 귀환은 단순히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유한하지만 자신의 것인 삶을 다시 선택한 것, 그 의미를 기억하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