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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인간적인 물리학 - 삶의 궤도를 찾아가는 10번의 시간 여행
팀 폴러트 지음,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이토록 인간적인 물리학 」
삶의 궤도를 찾아가는 10번의 시간 여행
물리학이 이토록 주목받는 시대가 있었을까 싶다. 어려운 수식과 낯선 개념으로 가득한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던 물리학이 요즘은 입문자들을 위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추세다.
처음에는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따라가는 물리학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은 우주의 역사가 아니라, 그 우주 속에 잠시 존재하는 나의 역사에 더 가까웠다.
빅뱅에서 시작된 입자들이 별이 되고, 행성이 되고, 생명이 되고, 마침내 인간이 된다는 서술. 그러니까 내 몸을 이루는 원자 하나하나에도 우주의 오래된 시간이 들어 있는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라는 존재가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우주와 분리된 작은 존재가 아니라
우주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하나의 장면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우주를 바라보는 사람과 우주를 나누어 생각한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저곳에 우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별을 바라보고 있는 나 역시 우주의 일부다. 나를 이루는 원자도, 내가 딛고 있는 땅도, 저 멀리 빛나는 별도 결국 같은 우주의 물질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물리학은 점점 철학이 된다.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 태양계, 외계 생명체, 양자역학 등 흥미로운 챕터들!!!
거대한 우주의 역사 앞에서 인간의 삶은 정말 찰나에 가깝다. 그렇지만 그 찰나가 결코 하찮은 것은 아니다.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진 물리적 과정 끝에 내가 태어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라고 질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짧다는 것은 어쩌면 삶의 결함이 아니라 삶의 특별함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면 죽음마저 물리학의 언어로 다시 바라보게 된다.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루던 물질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언젠가 다른 생명의 일부가 될 수도 있고, 지구 어딘가에서 또 다른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나’의 죽음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죽음을 완전한 소멸이 아니라 존재의 형태가 바뀌는 일로 바라보게 한다.
이토록 거대한 우주에서, 이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니까. 물리학을 읽으며 삶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어렵기만 한 과학 지식을 철학적 질문으로 시작해서 풀어주는 책이다. 과학의 공식이나 과학적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