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
마리 베니딕트 지음, 백지민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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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 」




마리 베네딕트 저 · 백지민 역 | 문학동네








이렇게 흥미로운 책이라니!!

애거사 크리스티를 좋아해서인지 이 책은 시작부터 조금 특별했다.


나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꽤 많이 읽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이 떠올랐다. 사라진 사람, 의심스러운 남편, 설명되지 않는 공백, 서로 다른 진술, 그리고 무엇보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내내 맴돌았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실제로 1926년 12월 3일 사라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알고 계신 부분일 것이다.

자동차만 남겨둔 채 흔적 없이 사라진 그녀는 열하루 뒤 호텔에서 발견되었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지금까지도 완전히 설명되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과연 기억이 정말 없었을까 의문이 생기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저자 마리 베네딕트는 바로 그 열하루의 공백을 소설로 채운다.

실제 사건을 알고 있는 독자에게 이 설정은 꽤 매력적이다. 이미 결말이 존재하는 사건인데도, 소설은 그 결말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애거사는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질문이 조금씩 바뀐다.

과연 그녀는 왜 사라진것일까?? 우리는 애거사 크리스티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의 구성도 이런 의심을 만들어내는 데 한몫한다.






한쪽에서는 애거사가 사라진 뒤 남편 아치볼드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애거사의 과거와 결혼생활을 담은 원고가 펼쳐진다. 정말 흥미롭지 않은가?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독자는 두 이야기를 동시에 추리하게 된다.

처음에는 사건을 추리한다.

그다음에는 인물을 추리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서술 자체를 추리해보게 된다.


누가 사실을 말하고 있으며, 누가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추리소설에서는 흔히 단서를 찾는다.












누가 범인인지 알아내기 위해 행동을 관찰하고, 말의 모순을 찾고, 이상한 타이밍을 의심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책 속에서 등장하는 ‘믿을 수 없는 화자’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숙한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것이 단순한 추리소설의 기법을 넘어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을 이야기할 때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을 선택한다. 불편한 진실은 빼고, 기억하고 싶은 장면은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고,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에는 그럴듯한 이유를 붙인다.





이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애거사의 실종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나는 처음부터 그녀를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애거사는 아직 전설이 완성되기 전의 한 사람이다.

남편의 사랑을 믿고 결혼했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글을 썼고,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어 했으며, 가까운 사람의 배신과 무관심 앞에서 상처받았다.

그녀가 위대한 작가였다는 사실보다 먼저 보이는 것은 한 사람의 삶이 무너지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살인사건처럼 정교하게 짜인 사건 자체보다도, 애거사가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과정이었다.

애거사는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온 사람이다. 참으로 매력적인 분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사건을 따라가며 읽어도 좋고, 애거사 크리스티를 좋아한다면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떠올리며 읽어도 좋을 책!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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