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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삶 삶의 언어
백낙천 지음 / 작가와비평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언어의 삶, 삶의 언어』
백낙천
언어는 단순히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일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언어는 한 사람의 삶을 담고, 한 시대의 역사를 기억하며, 한 민족의 정신을 이어 주는 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 역시 책을 덮고 나서야 더욱 깊이 이해되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인문 교양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 보니 언어학, 역사, 문학, 독서, 글쓰기, 교육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인문 에세이에 가까웠다. 학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어렵지 않아 한 편 한 편 칼럼을 읽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1부 '언어의 모습'에서는 언어란 무엇이며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문자와 권력', '한국어가 걸어온 길', '조선어학회 사건을 상기하다'는 인상 깊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한국어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 속에서 지켜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무엇보다 한글날이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 우리 언어를 지켜 낸 역사를 기억하는 날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되었다. 또한 방언을 단순히 표준어와 대비되는 언어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소중한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경스럽다
2부는 특히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의 창제 과정은 익숙한 이야기였지만, 최만리의 「갑자상소문」, 신숙주와 집현전, 최세진의 『언문 자모』, 지석영의 국문 연구 등은 상대적으로 자주 접하지 못했던 내용이라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한글이 불경과 성경을 번역하는 데 사용되고, 백성들의 이름을 기록하며, 편지와 찬송가를 통해 생활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읽으면서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온 문화라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3부 '읽기의 즐거움'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았다. 역사소설, 영화, 시인, 독서, 글쓰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책과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 준다.
만해 한용운과 이육사를 다시 만나는 시간도 좋았고, 영화 『올빼미』, 『음란서생』, 『자산어보』를 한글과 역사라는 관점에서 풀어내는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독서의 힘', '글쓰기의 힘', '글쓰기의 습관'은 독서를 좋아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좋은 글은 많이 읽는 사람에게서 나오고, 꾸준히 쓰는 습관이 결국 한 사람의 삶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최근 읽었던 여러 글쓰기 책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미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한국어와 한글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매일 사용하는 말과 글 속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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