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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하는 기술 -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길잡이
미하엘 보르트 지음, 나종석 옮김 / 북캠퍼스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나를 이해하는 기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길잡이
미하엘 보르트/ 북캠퍼스 (펴냄)
최근에는 심리학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들이 독자가 자신의 감정과 가치, 관계와 활동, 고통과 죽음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철학적 개념틀을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심리학을 통해 마음을 위로받고, 자기계발서를 통해 삶의 방향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답을 주기보다, 그동안 당연했던 것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갖게 한다.
책 제목만 보면 자아를 분석하는 심리학 입문서처럼 보이지만, 막상 읽어 보면 저자는 끊임없이 철학으로 우리를 이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어쩌면 흔한 질문을 감정, 가치, 자유, 관계, 행복, 죽음이라는 삶의 가장 본질적인 주제들과 연결하며 하나씩 풀어 간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자신을 이해하라'는 말을 좀 더 실제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감정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화가 난 이유를 묻기보다 화를 참는 데 익숙하고, 슬픔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빨리 극복해야 할 감정으로 여기는 것은 한국 사회의 관습이 아닌가?
이 책은 감정을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려 주는 신호라고 말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최근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조차 '내가 정말 원하는가'보다 '이 선택이 더 효율적인가'를 먼저 계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기준에 더 익숙해진다.
'지금의 삶은 정말 당신이 선택한 삶인가?'
특히 '가치'를 다룬 장이 최근의 내게 와닿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행복을 목표로 삼지만, 정작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돈, 성취, 인정, 안정…. 그것들이 정말 내가 원하는 가치인지, 아니면 사회가 중요하다고 말해 온 가치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책은 가치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발견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표현이 인상 깊었다. 삶의 방향은 어느 날 갑자기 결심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반복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는 뜻처럼 느껴졌다.
관계를 다루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많은 관계가 반드시 좋은 삶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우정과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시선은 요즘처럼 관계가 빠르게 맺어지고 쉽게 끊어지는 시대일수록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오히려 인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더 진지하게 살아갈 수 있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을 때 오늘 하루도 조금 더 선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철학의 오래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우리는 평생 자신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어쩌면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숨겨진 진짜 나를 발견하는 일이 아니라, 매 순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선택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결국 나를 이해하는 기술은 자신을 분석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끝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라고 이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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