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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ㅣ 시대철학 1
자코모 카사노바 지음 / 비원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시대철학 시리즈 ①
자코모 카사노바/ 비원
자코모 카사노바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수많은 여인을 유혹한 희대의 바람둥이. 오랫동안 그의 이름은 상징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카사노바는 단지 사랑을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평생 관찰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물론 책 제목인 '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연애 기술처럼 느껴지도 한다. 책을 읽으며 가만 생각해보면 인간관계 전체를 설명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책을 펼칠 때도, 결국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상대를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설렘은 줄어들고, 설명할 수 없는 여백이 남아 있을 때 관계는 계속 움직인다. 사랑만이 아니라 인간의 관심 자체가 호기심으로 유지되는 건지도 모른다.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매력을 만드는 기술을 이야기하다가도 그 매력이 얼마나 쉽게 기만으로 변하는지도 보여 준다. 자유를 외치지만 타인을 이용하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라 지배가 될 수 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능과 신뢰를 얻는 능력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한다. 여기서 요즘 사회 이슈인 가스라이팅과 교제 폭력이 떠올랐다.
오늘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연출하며 살아간다. SNS에서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골라 올리고, 직장에서는 가장 유능한 모습을 보여 주려 애쓴다. 어쩌면 현대인은 모두 조금씩 카사노바가 되어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자신을 편집하고, 하나의 브랜드처럼 만들어 간다.
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사람은 화려한 사람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들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책 후반부에서 카사노바가 말년에 사서가 되어 회고록을 집필하는 장면은 작은 울림을 남긴다. 젊은 시절에는 수많은 사건을 만들었던 사람이 결국 마지막에는 그 사건들을 글로 남긴다.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인생은 사건으로 완성되는 걸까, 아니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로 완성되는 걸까.
같은 삶을 살아도 어떤 사람은 그저 시간을 보내고, 어떤 사람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든다. 결국 기억되는 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에 담긴 의미일
카사노바는 여러 개의 반향을 일으지며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생애가 오늘날까지 읽히는 이유는 뭘까?
스캔들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자유를 끝없이 관찰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덮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사람을 만나게 하지만, 결국 한 사람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호기심이 아니라 신뢰다.
그리고 한 인간의 마지막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화려하게 사랑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로 자신의 삶을 남겼는지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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