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X 한국사 - 혐오를 멈추고 시대를 읽는 현대사 수업
김재원 지음 / 날리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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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저 | 날리지







요즘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세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MZ세대, 영포티, X세대, 베이비붐 세대. 우리는 어느새 사람을 만나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보다 먼저 어느 세대에 속하는지를 따진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마주할 때면 "요즘 애들은 원래 그래", "꼰대들은 다 똑같아"라는 말로 설명을 끝내버린다.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정말 세대가 문제일까?





우리는 시대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너의 가장 힘든 시기는 결국 나의 시대라는 저자의 말이 울림을 준다. 왜냐면 우리는 서로의 삶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김재원 교수는 세대 갈등을 개인의 성격이나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조건의 문제로 바라본다. 같은 대한민국에서 살았지만 서로 다른 시대를 통과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흥미로운 지점은 현대사를 사람들의 삶과 연결해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새마을운동과 산업화, 민주화 운동, IMF 외환위기, 정보화 사회의 도래, 스마트폰과 플랫폼 경제의 등장까지. 교과서에서는 사건으로 배웠던 역사가 이 책에서는 한 세대의 삶을 바꾸어 놓은 환경으로 다가온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를 어느 한쪽의 가해자나 피해자로 규정하지 않는 태도였다.


기성세대는 노력하면 실제로 삶이 나아질 수 있었던 시대를 살았다. 반면 오늘의 청년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도 미래를 확신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다. 문제는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을 절대적인 진실로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세대를 비판하기보다 시대를 이해하라고 말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암기하는 일이 아니다. 왜 어떤 세대는 안정성을 중시하게 되었고, 왜 어떤 세대는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일이다. 결국 역사란 사람들의 선택을 만들어낸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어떤 시대를 통과해 여기까지 왔는가.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가치들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리고 지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어떤 시대를 살아냈는가.








세대론을 부정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세대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새롭게 읽어내는 책이다. 동시에 서로를 향한 혐오와 조롱이 얼마나 피상적인지 보여준다.

결국 우리는 서로 다른 세대이기 전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요즘 애들'과 '꼰대'라는 말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진다. 그 말 뒤에 숨겨져 있던 수십 년의 역사와 각자의 생존기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이해하는 순간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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