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언덕의 노래
김인수 지음 / 책을담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김인수 저 | 책을담다









인류 최초의 전쟁에서 끝내 살아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보라색 표지가 신비로운 이 책!! 읽기 전부터 묵직한 작품이었다.

“인류 최초의 전쟁”이라는 소재는 강렬했다. 무엇보다 예비역 장군 출신 작가가 처음으로 내놓은 장편소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책을 펼치기 전에 단순한 전쟁 소설이라고 예측을 했다. 그러나 소설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욕망, 공동체와 사랑에 대한 질문이 훨씬 깊게 깔려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낯선 시간 기원전 10,976년, 아프리카 북부의 제벨 사하바다.

이 배경은 실제로 인류 최초의 집단 전쟁 흔적이 발견된 장소를 바탕으로 한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의지하면서도, 동시에 작은 균열 하나로 치명적인 갈등에 빠져든다.


이야기는 툼바가 벌인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된다.

의도치 않은 충돌은 곧 부족 간의 긴장으로 이어지고, 서로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어느새 “적”이 되어간다. 이 부분 낯설지 않았다. 소설 밖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람보르 족장과 재무르, 솔론, 초람 같은 인물들은 전쟁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한다. 싸움을 준비하는 자, 기록하는 자, 그리고 외면하는 자도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전쟁 장면보다도 전쟁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태도가 아닐까?


“승리를 믿는 자 승리한다”는 말처럼 작품 속 인물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지만, 동시에 서로 죽이는 행위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도 끊임없이 드러낸다. 수천년전부터 이어져 온 질문이 떠오른다. 인간은 왜 반복해서 싸우는가, 지도자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사랑은 폭력을 넘어설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작품 속 문장들도 꽤 철학적이다.

안개를 인간의 욕망과 무지에 비유하거나, 하루의 길이는 결국 마음이 결정한다는 식의 표현들은 단순한 역사 판타지 이상의 분위기를 만든다. 읽다 보면 전쟁 서사와 철학적 우화가 함께 섞여 있는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거대한 전쟁 속에서도 끝까지 “사람”을 놓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람보르와 재무르의 우정, 툼바와 미르셀의 감정,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려는 족장의 모습들은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왜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제목의 의미가 무척 와닿는다. 읽으신 분만 아실듯.....




저자만의 강점은 소설 문장이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전쟁과 부족, 생존과 전략 같은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난해하거나 과장된 표현을 배제한다. 장면 전환도 자연스럽고 인물들의 감정선이 선명하게 이어져 긴 분량임에도 의외로 빠르게 읽힌다. 특히 철학적인 문장들이 이야기 흐름 속에 무리 없이 녹아들어 있어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욕망까지 함께 사유하게 만든다. 그래서 독자는 먼 과거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지금 우리의 시대를 떠올리게 되는 것 아닐지.





붉은 언덕은 단지 피로 물든 전쟁터만이 아니다. 그곳에는 살아남기 위해 울부짖었던 인간들의 목소리와, 끝내 서로를 끌어안으려 했던 사랑의 흔적까지 함께 남아 있다.


그리고 소설은 묻는다.

인류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라면, 그 긴 시간을 견디게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인지!

그러나 소설은 답한다.

끝내 살아남는 것은 힘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붉은언덕의노래 #김인수 #책을담다 #장편소설 #전쟁소설

#역사소설 #제벨사하바 #인류최초의전쟁

#철학소설 #북리뷰 #독서기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