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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보는 변호사 - 전직 검사가 법전 대신 만세력부터 펼친 이유
안종오 지음 / 노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안종오 지음/ 노들 (펴냄)
사주를 보는 변호사라니 처음에는 조금은 놀라웠다. 보통 법조인을 떠올리면 우리는 어떤 이미지가 있는가? 증거와 논리, 판례와 조문으로 세계를 설명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검사와 변호사로 수많은 사건을 다뤄온 저자가 어느 순간 법전 옆에 만세력을 펼쳐두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호기심이 생겼다. 책은 초반에 명리학에 대한 이론을 쉽게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1장부터는 본격 저자의 일상, 사건 경험을 다루는 구성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이유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법정에서 인간의 삶이 반드시 논리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들을 반복해서 목격했다고 한다. 완벽한 준비를 하느라고 자신을 끝내 다 소진하고 무너지는 사람,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내 살아남는 사람, 법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삶 자체는 무너져버린 사람들. 그 장면들을 오래 목격한 저자는 아마도 인간의 선택과 운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해 보고 싶지 않았을까?
저자의 사유가 흥미로운 부분은 사주를 신비주의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명리를 인간의 기질과 반복되는 패턴을 읽어내는 도구로 다룬다. 미래를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가까운 사유가 담긴 책이다. 특히 재물, 인간관계, 직업, 시험, 소송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명리학 하면 어려운 한자 용어나 복잡한 이론을 먼저 떠올린 내게 이 책은 실제 상담하듯 풀어내는 방식이라 가독성이 좋았다. 모든 것이 저자의 실제 사례 중심, 우리가 한 번쯤 기사에서 보거나 혹은 내 주위 사람들이 겪는 일상의 법 상식이라 읽는 재미가 좋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저자가 운명을 절대적인 것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주는 정해진 미래가 아니라, 내가 어떤 흐름 위에 서 있는지 알려주는 지도라고 생각한다는 것.
속도를 내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 자신의 기질을 이해하고 무리한 선택을 피하는 것. 책은 그런 현실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단순히 사주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왜 반복해서 같은 선택을 하는지, 어떤 순간에 무너지고 또 살아나는지, 삶의 흐름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책이다.
법정에서 인간을 오래 바라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명리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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