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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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강보라 외 지음/ 문학동네






공연 잡지 기자 이야기 강보라의 「우리의 투어」에 대해 인상적인 소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작품이 ‘일’과 ‘취향’과 ‘생계’가 한 사람 안에서 어떻게 뒤엉키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노무사와의 에피소드는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월급사실주의 2026 수록작 중 하나인 「우리의 투어」는 공연 잡지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세계 뒤에 숨은 노동의 밀도를 드러낸다. 무대 위의 빛과 관객의 환호를 기록하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에 쫓기고, 관계를 관리하고, 근무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밥은 간편식으로 때우며 건강 따위 챙길 겨를이 없다.

또 재밌었던 소설 『이모라는 직업』 김하율 작가의 소설이다. 수줍은 신부들, 혹은 진상 신부를 상대하는 그녀는 그 모든 상황을 ‘일’이라는 이름으로 감당하면서도, 결코 완전히 무표정해질 수 없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결혼식이라는 가장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이벤트가 사실은 얼마나 철저하게 시스템화된 노동의 결과물인지 보여준다. 신부의 하루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포장되는 동안, 그 뒤편에서는 수많은 손들이 시간을 맞추고, 드레스를 정리하고, 표정을 관리한다.

이쯤 되면 감정노동자가 아닌가 싶은 정혜는 신부의 긴장을 달래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처리하며, 완벽한 장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그 모든 조정과 통제는 기록되지 않는다. 사진에도 남지 않고, 하객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노동 아닌가!


그 외에도 이 소설에는 다양한 노동의 모습, 엄마라는 직업(?)까지...

읽는 내내 독자 자신을 일터의 장면 속으로 다시 밀어 넣는듯싶었다.


그럼에도 이 소설들이 완전히 무력감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각 인물들이 매우 생생하다는 점. 그리고 아주 작더라도 자기 자리를 끝까지 놓지 않기 때문이다. 체념과 저항 사이의 미세한 균형, 그 틈에서만 유지되는 존엄의 감각들이 매력적인 앤솔러지다.


단순히 재밌다거나 혹은 공감이나 분노의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조금 더 구체적인 피로, 그리고 동시에 이상하게 또렷해지는 인식이다. 내가 지나온 하루들 속에도 이미 이 이야기들이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그 순간 소설은 더욱 생생한 느낌이다.





김하율, 박연준, 성혜령등 한참 작품을 많이 쓰시는 작가들이다

노동과 일상, 감정과 구조 사이의 미세한 균열을 각자의 방식으로 집요하게 포착해왔다. 이번 앤솔러지 역시 그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결국 이 책은 ‘일하는 삶’이란 어떤 의미일까?




특별한 사건으로 미화하지도, 축소하지도 않는다. 대신 우리가 이미 살아내고 있는 세계를 조금 더 정확한 문장으로 다시 보여준다. 그래서 읽고 난 뒤에도 그 여운은 끝나지 않는다. 내가 소설에서 본 장면들은 일터로, 거리로, 그리고 다시 내일의 하루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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