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종 실패기 - 죽을 운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은 지독한 인간들의 생존 세계사
유진 지음 / 빅피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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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유진 지음/ 빅피시 (펴냄)









인류는 어쩌다 멸종에 실패하고 오늘까지 살아남았을까? 이런 도발적이고 흥미진진한 서두로 책을 넘기다 보면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살아남았을까라는 질문에 도착한다. 과연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은 당연한 걸까?

책은 첫 장부터 과거를 낭만에서 끌어내려, 고통의 현장으로 되돌려 놓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서문에서 인류의 역사는 화려한 성공의 기록보다는 수없이 반복된 처참한 실패의 기록이라는 문장이 와닿는다.






우리는 역사 속 많은 장면을 복원하고 아름답게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18세기 유럽, 왕과 귀족, 화려한 의상, 우아한 궁정 문화. 미술품과 예술들은 지금 우리 일상에 힐링으로 작용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의 아름다운 기억에 마치 도전이라도 하는 듯하다.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장면을 언급할 수 있다. 자주색과 금색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벤치에 앉았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는 세계. 이곳에서 아름다움의 의미는 뭘까?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통제의 언어다.






이어지는 악명 높은 사건. 한 번의 수술로 환자, 조수, 관객까지 세 명이 사망한 ‘사망률 300%’의 수술이라니 정말 충격이다. 또한 초상화로 만나는 여왕의 얼굴. 납과 수은으로 빚어낸 하얀 얼굴. 엘리자베스 1세의 화장은 어떤가? 그것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자, 시대가 강요한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이 부분에서 책은 묻는다. 외면의 완벽함을 위해 내면의 건강을 희생하는 선택은 개인의 욕망일까, 아니면 시대의 요구일까. 위 질문은 고리타분한 과거에 속해 있지 않고 지금 우리의 삶과도 연결된다. 여기서 우리는 지금 당연하게 누리는 안전이 비교적 최근의 과학으로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산업화의 어두운 그림자는 어떤가? 하루 10시간, 많게는 12시간 노동을 감당하던 열 살의 광부들. 가족을 위해 일한다는 이름 아래, 아이들은 위험을 ‘당연한 것’으로 배워야 했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좋았던 이유는 많은 사진과 그림들, 참고 자료가 책의 가치를 더한다.


책을 읽기 전 단순히 흥미로운 역사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은 과거의 기이한 사건들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되묻게 만든다.





우리가 누리는 위생, 의료, 안전, 인권은 자연스럽게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희생 끝에 간신히 남겨진 결과물이라는 점. 책을 덮으며 제목이 왜 ‘멸종 실패기’인지 이해하게 된다. 인류는 위대한 존재라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없이 잘못된 선택과 잔혹한 조건 속에서, 우연과 고통을 통과하며 겨우 지속된 것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경험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현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기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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