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인간
신은영 지음 / 자상한시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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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렌탈 인간 』 결핍을 외주화하는 시대, 나는 여전히 나로 남아 있는가






신은영 장편소설/ 자상한시간 (펴냄)






인간은 인간에게만 너그럽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꾸만 인간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p10




필요한 사람을 빌려 쓴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어릴 때 한 번쯤 해 본 상상이다. 예를 들면 숙제하기 싫을 때, 시험 전날 긴장될 때.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나대신 힘들거나 하기 싫을 일을 시킬 누군가가 필요하긴 했다. 문예 창작을 전공했다는 작가는 인문학 에세이를 한 권 출간했고 이번에 이 소설이 첫 장편소설이신듯싶다.






인간은 어디까지 대체 가능한가.

이 작품에서 ‘렌탈’은 단순한 노동 대행이 아니다.

집안일을 대신해 주는 아내, 일을 대신하는 직원, 나 대신 살아주는 존재까지 등장한다.

편리함은 점점 확장되고, 그에 따라 인간의 역할은 점점 축소된다.

렌터카, 렌털 정수기 나아가 렌털 인간의 시대... 처음엔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발음해 볼수록, 기발하다. 같은 제목의 소설을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소설 초반을 장악하는 정서, 인간 소외 현상은 내 학창 시절에도 중요한 화두였다. 그때는 막연한 사회 문제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훨씬 더 구체적인 형태로 다가온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정교해진 느낌으로 온라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이다.






사춘기 자녀와 무관심한 남편, 직장과 가사를 병행하는 연령대의 주부 일상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된다. 그런 장면이 꽤 많았다. 신생아실 유리 벽처럼 서로의 앞에 세워져 있던 벽이 이제야 느껴졌다. 익숙한 외로움이 짙게 깔렸다는 문장은 몇 번 읽어봐도 철학적이다. 그게 익숙한 외로움일까? 만나고 헤어짐, 엄마와 자식이라는 인연으로 한 번의 만남 그리고 영원한 이별....






노력으로 얻어내기보다 대여로 욕망을 충족하려 하다니. p33

누군가 대신해 준다면 훨씬 효율적이고, 훨씬 편해 보인다. 게다가 렌털 인간들은 인간들보다 훨씬 유능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뭔가 모호하다.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지점이 있다. 아니면 이런 일을 과연 맡겨도 되는 일인가라는 질문들. 만약 나에게 렌탈 인간이 '대여'된다면 나라도 그런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책을 넘기다 보면 마침내 나는 꼭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다소 불편한 질문에 도착하다.

선뜻 '네'라고 답하지 못하는 건 뭘까?

설마, 나는 누군가의 대체재인가? 나는 주체로써 살고 있는가? 그래서 철학이 집요하다. 그것도 정말 간. 절. 히!!!






소설의 세계가 완전히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일부를 ‘아웃소싱’하며 살아간다. 배달, 돌봄, 공동주택 아파트 관리, 감정 노동, 심지어 관계까지도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은 대부분 외부 업체에 맡긴다. 소설은 시대적 흐름을 한 발 더 밀어붙여 존재 자체를 외주화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많은 질문을 남긴다. 누구에게나 결핍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결핍을 채우며 살아가는 존재인가, 아니면 대신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존재인지 소설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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