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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미소설
여국현 지음 / 득수 / 2024년 4월
평점 :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미소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영미소설 핵심 읽기

여국현 지음/ 득수 (펴냄)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미소설는 제목부터 흥미롭다. 말 그대로 ‘강의실’을 벗어나 독자의 자리로 내려온 문학 입문서다. 하지만 단순한 요약집이나 해설서로 생각하면 이 책이 담아내는 결을 놓치게 된다. 고전 영미소설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는 책!!
로빈슨 크루소부터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위대한 개츠비, 에덴의 동쪽에 이르기까지, 영미 문학사의 핵심이라 불릴 만한 작품들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다. 이 방대한 목차만으로도 압도되는 기분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요약’과 ‘원문’ 사이의 균형이다. 단순히 줄거리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핵심 문장을 원문과 번역으로 함께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직접 텍스트의 결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직접 읽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고전을 완독하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피상적으로만 알고 싶지는 않은 독자에게 특히 유효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 개봉한 폭풍의 언덕처럼 영상 등으로 문학을 ‘간접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거리에서 접촉하게 만드는 구성이다.
저자는 폭풍의 언덕을 다루면서는 사랑과 복수의 감정 구조를 짚고, 암흑의 핵심에서는 제국주의와 인간 내면의 어둠을 연결한다. 작품이 쓰인 시대적 맥락과 비평적 관점을 자연스럽게 엮어내기 때문에, 단순히 이야기를 ‘아는 것’을 넘어 ‘이해하는 것’에 좀 더 가갈 수 있었다. 이전에 읽어본 책은 더 깊은 이해로,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은 더 깊은 관심으로~!!!
대부분의 ‘요약서’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대신 사유의 여지를 줄이기 마련인데, 이 책은 오히려 반대다. 작품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주면서, 더 읽고 싶게 만든다. 일종의 ‘입구’ 역할을 하면서도, 독자를 다시 원전으로 돌려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문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접근 방식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그 접근을 조금만 바꾸면, 방대한 고전의 세계도 충분히 나의 속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노의포도 를 먼저 만나보려고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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