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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이야기 - 사랑도 운명도 스스로 쟁취하는 조선 걸크러시 스토리
황인뢰 지음 / 예미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황인뢰 저 | 예미
표지도 묘하게 시선을 붙잡는다. 고전 같기도 하고, 어딘가 살짝 장난스럽기도 한 분위기. 어쩌면 표지가 주는 여운이 이 소설의 정체를 미리 암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황인뢰가 처음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라는 점, 여러 배우들이 추천하는 점에서도 호기심이 생긴다. 드라마적 감각을 지닌 연출가 출신의 작가가 과연 소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그 기대는 첫 장을 넘기며 더 커졌다. 초반 가독성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이 책!!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조선이라는 익숙한 배경 위에 전혀 다른 결을 덧입힌 색다른 맛이었다.
주인공은 몰락한 가문의 후손이다.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한 조부의 입장에서 정말 억울한 사연이 있었다. 이 부분도 한 편의 스토리다. 장미는 기생 기향의 수양딸로 입적되었다. 어려운 현실에 주눅 들지 않는 소녀다.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쓰고, 머리를 굴리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한다. 조선이라는 배경에서 그녀는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드는 인물이다.
담장을 넘는 건 도둑뿐만이 아니야, 내 운명도 내가 넘지
위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장미의 삶은 우연과 선택이 겹치며 궁궐로 이어진다. 담장을 넘는 순간, 그녀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 궁궐은 화려하지만 동시에 폐쇄적인 공간이다. 그 안에는 권력과 비밀, 그리고 감춰진 욕망이 얽혀 있다. 장미는 그 틀 안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점 매력적이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 서사를 넘어선다. 못된 양반들의 행태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의인으로 자라난 장미!!
궁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미스터리와 모험의 요소를 품고 있다. 장미가 마주하는 인물들과의 관계는 로맨스로 이어지면서도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사랑 역시 이 소설에서는 순응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다뤄지는 점이 흥미롭다. 당대 분위기와 다르게 적극적인 구애로 밀어붙이는 장미 소녀 .....!!!!
‘슬갑 소설’이라는 말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봉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이 작품은 그것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기존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비틀고, 새롭게 엮어 전혀 다른 서사로 만들어낸다. 전통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장미라는 인물의 에너지다. 그 당돌함과 유머, 그리고 순간순간의 기지는 이야기를 가볍게 끌고 가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장미를 응원하게 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
이 소설의 뼈대는 《지봉전》을 비롯한 몇 편의 한문 고전에서 차용한 것이다.
작가의 안목이 놀랍다. 과거의 것은 낡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안에서의 재창조, 부러운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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