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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의 시대 - 정의를 외치는 극단적인 사람들
폴 하이드먼 지음, 신재일 옮김 / 이글루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극우의 시대】 정의를 외치는 극단적인 사람들
폴 하이드먼 지음/ 이글루 (펴냄)
먼저 강렬한 빨간 표지와 시선을 끄는 삽화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 사회 비판적 시선의 책을 즐겨 읽는 나에게 이 책은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어느 한쪽을 지지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나는 늘 ‘극단’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경계해왔다.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양극단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쉽게 배제와 분열로 치닫는다. 결국 문제는 양 끝에 서 있는 목소리들이 최근 더욱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긴장,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며, 이 책은 더없이 시의적절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수많은 ‘극단’들이 결코 우연히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매카시를 언급하며 트럼프와 비교하는 점, 이후 극우 정치가 어떻게 점진적으로 축적되고 강화되어 왔는지 추적해 보여준다. '극우' 관련 사회 인문 교양서로 독서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었기에, 이번 책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그때 우리는 ‘왜 사람들은 점점 더 극단으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여전히 유효하다. 단순히 특정 인물의 선동이나 일시적인 사회 불안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축적된 불신과 분열,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드는 정치적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는 데 의견이 모였었다. 이 책도 연장선에 있다. 나의 질문을 훨씬 더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풀어내는 것 같다.
특히 매카시가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적’의 프레임이 트럼프 시대에 이르러 더 정교한 방식으로 반복된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공포를 자극하고, 내부의 적을 상정하며, 의심하는 자들마저 배제하는 방식은 시대를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결국 극단은 일시적으로 순식간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식들이 축적되고 정당화되며 점점 더 일상적인 언어로 스며든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독서모임에서 나눴던 대화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최근 선거를 앞두고 막연했던 극우화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책 중반부에서 다룬 ‘개인 중심 정치’의 형성 과정 부분다. 정당이라는 시스템이 점점 약화되고, 자본과 네트워크, 그리고 대중의 분노가 결합되면서 하나의 인물이 정당 전체를 장악하게 되는 흐름은 민주주의의 균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기업과 정치, 이념과 권력의 복잡한 얽힘 속에서 구조적으로 설명해낸다.
또한 공화당이 겪어온 세 가지 변화 예를 들면 더 극단적인 보수화, 내부 갈등의 심화, 그리고 기업 엘리트와의 충돌 등은 단순히 미국 정치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오히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의 반영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타협’이 아니라 ‘적대’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정치꾼들에게 종종 이용당한다.
책을 덮으며 여러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극단적이 되었을까. 어쩌면 문제는 ‘정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동원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정의를 말하면서도 소수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 바쁘다. 또 누군가는 자유를 말하며 분열을 조장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 역시도 점점 더 쉽게 분노하고, 더 빠르게 편을 가른다. 최근 sns 시대를 살며 더욱 획일화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미국 공화당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시대가 얼마나 쉽게 극단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과거를 순서대로 읽는 기록이 아니라, 지금을 이해하기 위한 교양서이자 미래에 기반을 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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