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나고 찢긴, - 여성 바디호러 앤솔러지
조이스 캐롤 오츠 외 지음, 신윤경 엮음 / 문학수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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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조이스 캐럴 오츠,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문학수첩








문학에는 오래된 질문이 하나 있다.

과연 몸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이 질문은 특히 여성에게 가혹하게 내던져져 왔다. 남성 작가들에 의해 여성 서사는 어떻게 쓰여왔는가?






여성의 몸은 욕망의 대상이었고, 동시에 죄의 근원으로 비난받았으며, 때로는 치료해야 할 병리로 취급되었다. 여성의 월경이나 임신, 출산, 성적인 욕망을 다루는 과거의 남성작가들의 문장을 보면 놀라울만큼 혐오적이다.

그래서일까.

여성 작가들이 쓴 바디호러는 단순한 공포 장르가 아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타인의 시선으로 해석되어 온 몸을 되찾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눈물겹다.







여자사람선배들이 다시 쓴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그 길고 긴 투쟁이 아니었다면 감히 (여자 따위인) 내가 (여자 주제에 ) 이런 리뷰를 쓸 수 있었을까? ㅎㅎㅎ

놀라운 것은 괴물이 아니라, 몸 그 자체가 이야기다. 전통적인 의미의 “괴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늑대인간이나 뱀파이어 같은 존재보다 더 기이한 것은 우리 자신의 몸이라는 것.

어떤 이야기에서는 몸에서 자라난 돌기가 작은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내고,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몸속에 기생하는 쌍둥이가 자신의 존재를 주장한다.

누군가의 몸은 기억을 품고 있고, 또 누군가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저주를 품고 있다. 이 책의 바디호러는 피와 절단의 공포가 아니다. 몸이 가진 서사 자체의 기묘함에서 나온다.


에이미 벤더의 《프랭크 존스》에 대해 줄거리가 좀 역해서 쓰기는 어렵고 아무튼 프랑켄슈타인이 떠오르는 이 괴기스러운 소설은 혐오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설정이지만, 그 기묘한 생명체는 오히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려는 한 여성의 방어막처럼 보인다.












96세에 세상을 떠난 화자의 할머니는 네 번의 결혼을 했고 세 번의 이혼을 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은 바셋 부인에서 뒤퐁 부인으로, 또 다른 이름으로 계속 바뀌어 왔다. 여성의 이름이 남편의 성에 따라 변하는 문화. 시대는 많이 달라졌지만 서양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오래된 관습이다. 하긴 우리가 아버지의 성을 따라 이름을 정하는 것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에도 여성 자신의 이름은 없다.

타나나리브 듀의 《댄스》는 바로 그 지워진 이름과 억눌린 삶이 몸을 통해 되돌아오는 이야기다. 평생 가족을 돌보며 살아온 여성의 몸이 어느 날 갑자기 춤추기 시작할 때, 그것은 광기가 아니라 어쩌면 살지 못한 삶이 마지막으로 몸을 통해 말하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호프먼 가족의 집은 동네에서 ‘귀신의 집’으로 불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나타난 베티 호프먼의 기억. 하지만 폭력의 아버지는 그것이 악몽일 뿐이라고 말한다.

정말 끔찍한 것은 유령이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다고 강요되는 침묵일지도 모른다. 메건 애벗의 《주홍 리본》은 평범한 교외 가정이라는 가장 안전해 보이는 공간이 어떻게 공포의 무대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쯤 읽다보면 왜 책의 서문에서 이 위대한 여성작가들이 스스로 조각난 여성의 몸을 다시 맞추고 이어붙인다고 썼는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여성 작가들이 바디호러를 쓰게 된 것 아닐까?







우리 문화가 여성의 몸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바디호러의 주요 작가들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남성 작가들이 여성을 괴물의 몸의 형태로 썼다면 여성 작가들은 살아 있는 몸의 경험을 쓴다.

임신, 침입, 욕망, 질병, 아름다움, 노화.

이 모든 것은 공포이기 이전에 우리 현실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아팠다....












이 앤솔러지를 읽는 방식에 대해 써 보자면, 각 단편을 천천히 곱씹으며 읽는 것이 좋겠다.

어떤 이야기는 섬뜩하고,

어떤 이야기는 우화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는 시 같아서...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결국 여성의 몸을 되찾으려는 이야기다.


조각나고, 찢기고, 왜곡되어 온 몸을 다시 자기 서사의 중심으로 끌어오는 작업몸에 대한 문학적 반격이다!!


여성의 몸을 둘러싼 역사와 공포, 상상력을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재조립한 강렬한 바디호러 앤솔러지 추천합니다



#바디호러 #앤솔러지 #가부장제 #속박 #조각나고찢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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