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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 밤이 또 온다 ㅣ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평점 :

김 강 소설집/ 득수 (펴냄)
밤은 늘 갑자기 온다.
어떤 날은 가로등이 깜빡거리듯 조용히 오고 또 어떤 날은 이미 지나가 버린 사랑처럼 느닷없이.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밤은 반복된다는 점이다.
김강의 짧은 소설집 『곧, 그 밤이 또 온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줄거리보다 순간이었다. 짧은 이야기들이 건드리는 감정은 꽤 오래 남는다. 밤길을 달리는 차창 밖으로 가로등이 휙휙 지나가듯, 한 장면이 스치고 지나간 뒤에도 한동안 눈앞에 여전히 아리는 잔상 같은 감정이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나를 따라다녔다.
사랑은 느닷없이 시작하고, 느닷없이 끝난다
이 소설집을 읽기 전에 작가를 전혀 몰랐다. 이 소설집을 읽고 나서 거꾸로 작가의 데뷔작 2017년 심훈 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찾아봤다. 거꾸로 더듬어 읽기를 좋아한다. 바람직한 시작이다.
포라는 곳을 배경으로 스승과 제자가 화자가 되어 지민원이라는 의원을 운영한 교라는 이의 삶을 언급하는 방식이 독특했다. 《장미의 꽃을 기억하다》라는 제목이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마음 좋던 교가 변해버린 이유를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는다.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내게도 장미 시절 꽃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반대로 장미의 꽃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해 본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제주를 찾은 현상과 수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베트남에서 결혼 이민 온 여자, 제주를 떠나 육지로 간 사람, 다양한 사건이 얽히고설킨 제주 이야기... 재개발과 일용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담은 《닭의 장풀》
월지의 밤, 월지에 던져 넣은 사랑 《곧, 그 밤이 또 온다》
받지 못한 전화 한 통, 이미 끝나버린 사랑, 누군가가 떠난 자리, 그리고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순간들. 《이기전 1, 2》 사과데이로 이어지는 서사가 그 짧은 순간이 오래 남는다. 이 소설의 리뷰를 흔히 쓰듯이 줄거리로 쓰려고 하면 실패다. 작가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작은 식물에 대한 관심에서 소설은 시작되나 싶다가도 마침내 소행성 L2001에 이어지는 우주적인 관점까지~~
작가의 관심은 작은데서 큰 것으로 다양하게 옮겨간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 책에서 사랑은 드라마처럼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찾아보지만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순간.
그 사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먼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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