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웨딩드레스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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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서경희 장편소설 / 문학정원 (펴냄)









정성스러운 사인과 함께 예쁜 달력과 책갈피까지 이렇게 기분 좋은 책 택배는 처음이다.

감각적인 책 표지 그런데 제목에서 멈칫하게 된다. 웨딩드레스는 흰색인데 왜 블랙일까. 이 질문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 겨냥한 세계의 정중앙을 정확히 찌르는 느낌이었다. 『블랙 웨딩드레스』는 결혼을 둘러싼 온갖 환상을 벗긴다. 사람들은 속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 환상을 믿어버리는 마음이 있다. 이런 믿음을 적나라하게 해부하는 소설이다. 전작인 넥서스 경장 편 작가 상 대상작 『김 대리가 죽었대』 정말 재밌게 읽었다. 어쩌면 그리 웃픈 장면을 기가 막히게 연출하셨는지 놀라웠는데 이번 신작도 블랙코미디적 요소 가득하다. 슬픈데 웃음이 나기도 하고 웃프다는 느낌 그대로를 묘사, 이런 묘사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주인공 은주는 늘 사랑을 계산해왔다. 조건을 재고, 손익을 따지고, 적절한 타이밍을 계산하고 감정을 허락했다. 이 반복은 글쎄 그녀가 사랑을 믿지 않아서라기보다는 너무 현실을 잘 알았기 때문 아닐까. 변호사 지함은 안정의 사다리였고, 무명 가수 고결은 순수의 환상이었다. 결국 그녀는 더 안전한 길을 택했고, 그 선택이 무너지는 순간 자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계급을 욕망해왔는지와 동시에 얼마나 비겁하게 사랑을 이용해왔는지를 마주하게 된다.


부산에서 고결의 가족을 만나는 장면 기억에 남는다. 사랑만으로 결혼한 삶이 어떤 현실이 되는지 작가는 조금도 미화하지 않는다. 가난, 습기, 아이의 미래, 지워지지 않는 피로. 그 풍경은 은주가 외면했던 세계이자 동시에 그녀가 끝내 도망치려 했던 현실이기도 하다. 가슴 졸이며 결말까지 한 번에 읽은 소설이다.














웨딩드레스는 끝내 흰색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평생 입으려 했던 ‘깨끗한 삶’이라는 환상의 색이었을 뿐이다. 소설은 그 환상을 벗어던진 뒤에야 비로소 시작되는 한 여자의 진짜 성장 서사다. 그리고 그 블랙은, 놀랍도록 솔직하고 잔인하고 또 아름답다. 결혼을 욕망하게 만드는 구조, 그 욕망을 부끄러워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인간의 모순을 제대로 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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