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 한국사 - 연표로 가로지르는 한반도 121년, 1901∼2021
장석봉 지음 / 궁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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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책!! 『횡단 한국사 연표로 건너는 한반도 121년, 1901~2021』

장석봉 저 | 궁리출판










페이지를 넘기다 몇 번이나 멈췄다. 학창 시절 우리가 배운 역사는 무엇인가!

기록한 자들이 기록한 문법에 익숙한 나에게 역사의 행간을 사유하고 더듬는 일은 무척 흥미롭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시간 여행 티켓을 한 장 얻은 기분이었다.


목적지는 내가 되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한 장면이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았던 것은 노 대통령님 서거에서 눈물 흘리시는 김대중 대통령님 사진이다...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한참을 봤다. 지금도 그 영상이 잊히지 않는데, 그 당시 빈소를 찾아 눈물 흘리시던 김대중 대통령 모습...

물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다. 삶은 단 한 번뿐이라 이렇게 애틋한가, 매 순간이 귀하고 감사하다.

이 책의 가격을 처음 마주했을 때, 솔직히 잠시 멈칫하게 된다. 5만 5천 원. 그러나 몇 장만 넘겨보면 곧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비싼 역사책’이 아니라, 오래 곁에 두고 반복해서 펼쳐보게 되는 역사 아카이브라는 사실을.













책은 연표 형식을 취하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딱딱한 연대기 형식이 아니다. 1901년 대한제국에서 출발해 2021년의 대한민국까지, 121년의 시간을 한국사–세계사–문화–과학–스포츠–일상의 풍경이라는 여러 층위로 펼쳐 보여준다. 사건 하나를 읽는 순간, 그해 세계는 무엇을 겪고 있었는지, 사람들은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었는지,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는 어떤 기술과 사상이 있었는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역사가 단절된 조각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장면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책을 만나는 동안 역사를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겪은 것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경험이었다. 연표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교가 일어난다. 같은 해, 한반도에서는 식민지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세계는 어떤 사상과 기술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는지, 혹은 문화와 스포츠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이 병렬적 배열은 우리 근현대사를 고립된 피해 서사나 민족 중심 서사로만 가두지 않는다. ( 개인적으로 과도한 애국심 또한 배제해야할 요소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애국심은 종종 타자 즉 다른나라 사람이나 그들의 문화를 배제하고 비판을 불온시하며 현재의 불의마저 과거의 희생으로 정당화하려는 방향으로 흐른다. 극우들을 보라~~












한국사는 늘 세계사 속에서 동시에 진행되었고, 그 교차점에서 선택과 갈등, 가능성과 좌절이 축적되어왔다. 역사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필연이 아니라 수많은 갈림길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이 연표는 말해준다.







편집의 힘!!!!!

121년이라는 방대한 시간을 한눈에 조망하면서도, 정보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조율된 리듬이 독보적이다. 연표의 간결함 위에 사진과 기록, 인포그래픽을 적절히 배치해 ‘읽는 역사’에서 ‘보는 역사’로 나에겐 색다른 독서 경험이었다. 500여 장에 달하는 시각 자료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그 시대의 공기와 표정을 전하는 또 하나의 텍스트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정답을 제시하는 역사책’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는 역사책’이라는 점이다. 무엇이 옳았는가보다, 그때 사람들은 어떤 조건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다. 자연스럽게 내가 처한 지금 2026년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 역시 언젠가 연표의 한 줄이 될 텐데, 그때의 기록은 어떤 문장으로 남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웃음 짓는다.






광복 80주년을 향해 가는 지금, 이 책은 과거를 미화하거나 단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역사를 살아 있는 질문으로 되돌려준다. ‘기록한 자의 문법’ 너머에서,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오늘을 기록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연표를 넘어 하나의 역사 인식서다.







또한 세대 간 독서를 염두에 둔 판형과 서술은 흥미롭다. 이 책은 혼자 읽는 참고서라기보다, 식탁 위에 올려두고 함께 넘겨볼 수 있는 테이블 북에 가깝다. 청소년에게는 첫 현대사 지도처럼, 어른에게는 기억과 현재를 대조하는 사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같은 페이지를 두고 서로 다른 질문이 오갈 수 있다는 점. 겨울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어떨까 싶다.

기록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책!!







광복 80주년을 향해 가는 지금, 한국 근현대사를 다시 읽는 일은 과거를 기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은 시간을 횡단하며 묻는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지나,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의 역사관을 새롭게 하고 분명한 좌표를 제공하는 책. 역사책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읽고 토론하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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