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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되고 싶은 소녀 ㅣ 사유와공감 청소년문학 4
이근미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2월
평점 :

이근미 저 | 사유와 공감
나의 열세 살을 떠올려보면 초여름 장미 넝쿨이 감싸 안은 이층 양옥집, 넓은 옥상에서 채소와 꽃을 돌보시던 나의 할머니, 주말 오후 피아노를 치면 어느새 커피를 들고 앉아 들으시던 아름다운 어머니와 한국문학 전집과 세계문학 전집을 거실 책장에 넣어주시던 아버지, 손님들이 오면 바둑을 두시던 모습 그립고 또 그리운 시간들.... 내 유년의 기억은 늘 장미 넝쿨과 피아노, 책으로 시작된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 서아가 바이올린에 몰입하던 것처럼 나에게도 피아노를 재능이라 믿었던 시기가 잠시 있었다^^
주인공 서아는 바이올린을 잘하던 아이였다. 영재 스쿨에 다녔고, ‘될 아이’라는 기대 속에서 자랐다. 하지만 예술중학교 입시에서의 실패는 서아에게 단순한 좌절이 아니라 정체성의 붕괴에 가깝다. 천재가 아니라면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좋아해도 되는가. 이 질문 앞에서 서아는 움츠러들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소리를 낮춘다. 이 소설이 인상적인 이유는, 한 아이의 시간을 성급하게 건너뛰지 않기 때문 아닐까....
오라 중학교에서 만난 친구들... 과거를 공유한 예지와 민우, 그리고 조금은 엉뚱한 선녀 교장선생님... 서아를 ‘다시 증명해야 할 아이’로 보지 않는다. 그저 지금의 서아를 곁에 두고, 함께 노래할 자리를 마련해 준다. 합창이라는 설정은 탁월했다. 혼자만의 재능으로 평가받던 아이가, 타인의 호흡과 목소리 속에서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다. 이들이 천재들의 도시 빈을 여행하는 장면 너무 부러웠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만나는 몇백 년 전의 천재 소년은 이 소설을 흔한 성장소설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한다. 과연 ‘천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환상적인 방식으로 되돌려준다. 타고난 능력인가, 끝없는 연습인가, 혹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인가. 이 만남은 서아에게 정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견딜 수 있는 힘을 남긴다.
이 책은 청소년에게 쉽게 "괜찮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비교 속에서 상처받고 꿈 앞에서 작아지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한 번의 실패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혼자 부르는 독주보다 함께 부르는 합창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말해주는 다정한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을 사랑하며 습작 중인 독자로서 이 이야기는 오래 남는다. 열세 살의 불안과 욕심, 좌절과 희망을 과장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고 다루기 때문이다. “분명 어려움이 닥쳐오겠지만 이겨내면 돼.”라는 문장은 가볍지 않다. 이 문장은 다짐이 아니라, 기억하자는 약속이자 선언이다.
너와 나, 우리의 열세 살을 떠올리게 하는 책!!! 아름다운 책표지가 매력적인 이 책!!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천재 소년과의 마법적인 만남이 아니라
나 스스를 믿는 힘이었다.
잘 하는 것을 끝까지 해보기, 끝까지 가는 것이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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