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옳았던 그들의 황당한 주장 - 과학사를 바꾼 위대한 이단아들의 이야기
이경민 지음 / 닥터지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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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경민 저 | 닥터지킬 (펴냄)






우리는 흔히 과학을 누적되는 진보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오류 위에 더 정확한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그러니 과학은 늘 옳았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는 과학의 역사는 그렇게 단정적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이 책이 보여주는 과학사는 합리의 행진이 아니라, 불합리와 모욕, 침묵과 추방을 견뎌야 했던 사람들의 기록에 가깝다.





책의 첫 장면으로 등장하는 제멜바이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손을 씻으라는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의사들의 자존심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무례한 주장’이었다니 놀랍다. 그는 시대를 앞서갔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이 책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자들은 그때마다 증거를 제시했지만, 시대는 그 증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그러나 저자는 이 인물들을 ‘천재’나 ‘영웅’으로 미화하지만은 않는다. 그는 질문한다. 왜 그들의 주장은 그렇게 쉽게 무시되었는지. . 왜 사회는 새로운 설명보다 기존 질서를 선택했는지 의문이다. 이 질문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과학은 객관적이지만, 과학을 다루는 사람들은 언제나 감정과 이해관계, 권위와 체면 속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손 씻기를 거부했던 의사들의 모습은, 오늘날 불편한 데이터를 외면하는 조직과 겹쳐 보인다. 조롱당한 이단아들은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가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사람들과 닮아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과학 지식을 새로 알려주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스스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은 과학자들의 극단성 챕터 (2부 6장 스스로 세균 배양액을 들이마시다)를 읽다가 드는 생각.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학자들이 자기 몸을 증거로 내놓는 순간은 놀랍다. 이들은 논문이나 통계보다, 자신의 생명을 실험대 위에 올려놓다. 이는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내가 틀렸다면 내가 먼저 죽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과학이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던 시대, 증명은 종종 이런 극단적인 방식으로만 가능했던 점 유감이다. 이 대목은 과학의 발전이 얼마나 잔혹한 개인적 결단 위에 놓여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누가 맞았는가보다는 왜 틀렸다고 여겨졌는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면, 과학에 대한 존경과 함께 약간의 불편함이 남는다. 지금 우리가 ‘황당하다’고 치부하는 주장들 가운데, 훗날 당연한 상식이 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상상해보는 즐거움.

그리고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과거의 사람들과 다른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그런 용기가 있는 사람일까?


이 책은 과학사를 읽는 동시에, 현재를 점검하게 만드는 기록이다. 과학자들의 이야기이지만, 결국 우리 자신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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