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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함의 철학 - 좋은 사람으로 산다는 일의 어려움과 아름다움
벤 뒤프레 지음, 박일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5년 12월
평점 :

벤 뒤프레 저 | 박일귀 역 | 아날로그
우리들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착한 사람이 돼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착함이란 무엇인가? 착함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걸까? 오늘날 ‘착한 사람’이라는 말은 종종 무력함의 다른 이름처럼 쓰인다. 너무 쉽게 양보하고, 쉽게 상처받고, 결국엔 손해 보는 사람. 그렇다면 우리는 왜 착해지기를 두려워하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 착함을 성격이나 기질이 아니라 윤리적 선택의 문제로 끌어올린다.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한나 아렌트까지, 철학자들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착함은 결코 단순한 친절이나 순응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오히려 착함은 상황을 읽고,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떠안는 쪽에 가깝다.
p.33 정언 명령을 읽으며 ( 칸트를 따로 공부하다가 어려워서 잠시 멈췄는데)
칸트의 정언 명령은 단호하다. “거짓말하지 말라”에는 사정도, 맥락도 없다. 이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평소 ‘선의’라고 불렀던 행동이 욕망과 목적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누군가를 돕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면, 그 행위는 이미 순수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착함은 좋은 일이라기보다 자기 기만을 씻는 행위 일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칸트의 윤리는 매력적이기보다 다소 불편하다.
인상 깊었던 지점은 착함이 언제나 명쾌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 사이가 아니라, 덜 나쁜 선택들 사이에서의 망설임이 윤리의 실제 모습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착하게 살기란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매번 불완전한 판단을 감수하는 일이다. 착함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흔들고, 때로는 고립시키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착함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착함은 세상을 구원하지는 못해도, 나 자신을 완전히 무너뜨리지 않게 붙들어주는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 이 문장 감동 )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좋은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 대신, 다른 문장을 떠올렸다.
적어도 내가 외면한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는 알고 살고 싶다.
착함은 그 사실을 끝까지 기억하려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착함은 따뜻한 성품이 아니라,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태도라는 것.
그리고 그 불편함을 끝까지 생각해 보려는 사람만이, 좋은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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