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잠에서 깨다 -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정병호 지음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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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정병호 글 구술/ 푸른숲 (펴냄)






우리의 아픈 역사, 오래전 잊힌 시간들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 70년이라는 긴 세월, 그 긴 잠 속에서 이름 없이 고통받았던 강제노동 희생자들이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프롤로그에서 “좀 더 나은 내일을 여는 일”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한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일본 현장 연구와 유골 발굴 기획, 그리고 첫 유골 발굴의 현장과 사람들을 만나며 벌어진 여러 사건들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 과정에서 정 교수와 동료들이 맞닥뜨린 현실과 인간적인 만남, ‘가해와 피해’의 경계를 넘어서는 노력이 눈물겹다.


책의 중반부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기억의 회복’과 ‘귀향’이라는 무게 있는 주제였다. 무덤도 없이 떠난 이들의 유골을 찾아내어 고국 땅에 묻는 일이 왜 중요한가? 이름도 신원도 지워졌던 115구의 유골이 70년 만에 돌아오는 일의 의미는 뭘까?






‘기적 같은 귀향’을 통해 ‘삶과 죽음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과거사에 대한 진심 어린 마주섬과 사회적 연대의 힘이 왜 중요한지도 책은 보여준다.

가끔 지나간 과거사 그만 언급하라는 사람들이 있다. 기억은 얼마나 중요한가!






‘기억을 일상으로’, ‘강제노동 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지며, 단지 역사적 사실의 복원이 아니라 그 기억을 어떻게 살아 숨 쉬는 평화의 디딤돌로 삼을지 고민이다.

일제강점기, 언어도, 성씨도, 젊음도 빼앗긴 이들의 아픈 역사는 국가의 무관심 속에 묻히고 말았다. 하지만 그 역사를 품은 땅과 사람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정병호 교수와 그 동료들의 헌신적인 발굴과 기억의 노력이 증명한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 고증을 넘어, ‘평화’라는 무거운 숙제를 냈고 독자들은 그 숙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인류학자라는 이름으로, 책상 너머의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현장에 발을 딛고,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내어 되살리는 움직임을 실천했다. 그가 보여준 ‘학문의 실천’은 나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이야기를 글로 옮긴다면, 침묵 속에 잠들어 있던 이들의 삶과 그들의 뼈를 고국으로 모시는 사람들의 간절한 희망, 그리고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잊히지 않기 위한 투쟁을 섬세하게 그려보고 싶다. 한 개인의 기억과 가족의 상실, 국가와 역사가 뒤엉킨 복잡한 감정들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화해, 그리고 회복의 순간들을 따뜻하게 담아내는 이야기로 써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잊혔던 이름들이 다시 불리고, 긴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작지만 단단한 변화가 시작될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조용한 혁명의 기록이자, 평화와 기억을 지키자는 우리 모두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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