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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스토리텔링 - 세계인이 사랑하는 K-뮤지엄
황윤 지음 / 소동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황윤 지음/ 소동 (펴냄)
박물관을 걷는다는 건, 이야기를 줍는 일이다. 이야기 소재를 찾기 위해 박물관에 간다. 오래 세월을 거슬러 지금 내 앞에 있는 유물과의 대화, 고고학 전문 지식이 없어 잘 모르지만 하나의 유물이 내 앞에 전시되기까지 거쳤을 손길들, 그 수고와 감사에 대해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는 여행지에서 꼭 박물관 방문 일정을 넣는다. 유명해서가 아니라, 그 도시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가장 솔직한 방식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진열장 앞에 서 있으면, 지식보다는 상상이 앞선다. 이 물건을 만들던 손, 그것을 쓰던 하루, 그리고 그 하루가 쌓여 만들어졌을 삶은 어떤 모습일지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까지 오가며 저자는 세계의 주요 뮤지엄들을 언급한다.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배열되는지 관람객의 시선을 이끄는지를 섬세하게 비교한다. 무엇을 먼저 보여주고, 무엇을 나중에 배치할 것인가. 그것은 이야기를 쓰는 내게도 중요한 문제다. 어떤 유물 옆에 어떤 설명을 붙일 것인가. 그 선택 하나하나가 곧 서사다. 박물관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나는 이 책을 통해 전시를 보는 눈이 한층 더 예민해졌으면 느낀다.
책의 주제는 K-컬처를 말하지만, 유행의 언어를 쓰지 않는다. 대신 뿌리와 맥락, 그리고 세계와 대화하는 방식을 말해준다. 책을 덮고 나면, 박물관은 더 이상 수동적인 기존의 박물관이 아니라는 사실. 수많은 시대와 문화가 서로 말을 거는, 거대한 이야기의 숲이 된다. 그리고 그 숲을 걸으며 나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은 소망.
무엇보다 이 책은 글 쓰는 사람에게 용기와 도전 의식을 심어준다. 유물 하나에서 시작해 세계사로 뻗어나가는 저자의 방식은, 소재란 거창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국 이야기란 연결되는 시선에 있다. 한 점의 도자기, 한 조각의 불상, 한 장의 그림이 말해주는 것들. 그 곁에 다른 시대와 다른 장소를 살짝 겹쳐놓는 순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마련 다. 나 역시 다음 박물관 탐사에서는 메모장을 꺼내 들 것 같다. 설명문 옆에, 나만의 질문과 상상을 적어보면서. 예술과 문화는 그 나라의 강력한 국가 경쟁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물 앞에서 혼자만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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