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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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헤르만 헤세/ 엘리








헤르만 헤세 하면 빛바랜 잉크 냄새 같은 고요, 고독감, 날 선 문장들, 가닿을 수 없는 영혼, 그러나 내겐 다소 거리감이 있는 그의 소설이다. 아직 나의 독서력은 헤르만 헤세를 담기에 부족한가 보다. 러시아 소설에 익숙하고 도스토옙스키 문학 사랑하는 내게 독일 태생의 헤르만 헤세란 조금 아득하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로 그가 신학교를 그만두고 20대 초반에 출간된 책. 독일문학의 우수성, 위대함을 알리는 첫 신호 같은 책이라고 소개된다.







우리가 흔히 헤세의 이름을 떠올리면 『데미안』이나 『싯다르타』와 같은 작품을 먼저 기억하지만, 헤세의 첫 산문집인 『자정 너머 한 시간』은 그 세계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마치 노년의 헤르만 헤세가 아니라 그의 새벽을 엿보는 일 같았다. 낮의 소음이 모두 꺼진 뒤, 세계가 아주 잠시 멈춘 틈에만 들리는 영혼의 미세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문장들.





아홉 편의 산문에는 이후 『데미안』을 탄생시키게 될 헤세의 사유가 녹아 있고 또 엿보이기도 한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깊어지는 예술적 자아의 탄생, 또 『수레바퀴 아래서』 탄생의 예고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명의 시인에게 책을 맡긴 디더리히스 출판사의 편집자가 상업적 성공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학적 가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첫 산문집이 얼마나 문학적 직감으로 쓰였는지 말해주는 것 같다.



이 산문집은 줄거리 위주가 아닌 감각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독자가 은밀한 밤의 방 하나에 들어가 앉아 영혼의 촛불을 한참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움, 우수, 젊은 예술가의 떨림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헤세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읽는 독자의 높은 사유의 세계가 뒷받침되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더 쉽게 예를 들어보면 겨울의 새벽은 어떤가? 아직 캄캄하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도 싫을 만큼 춥고 고요하다. 한겨울 내 방 침대가 주는 안락함, 이 모든 것을 떨쳐내야만 아침이 오듯, 예술가들의 새벽은 그러하다. 그런 새벽을 닮은 산문집이다.


뭔가 위대한 대가가 완성되기 전 새벽,





새벽이라는 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모든 예고된 것을 잉태하는 순간이니까. 그렇다면 나의 새벽은 언제인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작가의 서문이 간단히 있고 따로 역자의 해설이 없어서 오히려 헤세에 대해 편견을 떨치고 깊이 사유하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자정 너머 한 시간 나는 늘 나 자신을 위한 글쓰기 시간인데 이 책을 곁에 두고 쓰던 글을 마저 이어가 보려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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