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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채윤 지음/ 창해 (펴냄)
도대체 지금 왜 파이프라인을 알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한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아마도 지리적인 이유에서 시작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관을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대륙과 붙어 있지만, 에너지 문제에서는 사실상 섬나라다.
석유·가스의 100%를 바다 위 운송에 의존한다. LNG 선이 늦으면 공장이 멈춘 해협이 막히면 국가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위치다.
한국이 왜 수십 년 동안 “육상 파이프라인”을 꿈꿔왔는지,
왜 러시아·중국·일본과의 협상이 번번이 좌초되었는지도 이 책은 말해준다. 단순히 무역이나 경제의 관점에서 쓴 책이 아니라고 예상했는데 내 예상이 맞았다. 책의 목차를 검색해 봤을 때 나는 이 책을 통해 지리 문화 역사 총체적인 부분을 접할 수 있겠구나 예상하고 선택한 책이다. 왜냐면 작가님이 시, 소설, 역사, 신화, 종교에 해박하신 분이라 게다가 전작 쓰신 것을 보면 다양한 영역을 두루 쓰신 분이다.
파이프라인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강철의 혈관 위로 세계의 전쟁이 흐르고, 경제가 박동하며, 외교가 계산된다. 에너지 수송관을 지정학의 실체로 언급하는데 완독 후에는 최근 뉴스가 조금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반가웠다. 아..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바로 실감했던 책이다.
밸브를 여는 순간 24시간 공급이 가능하고,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단 3일이면 가스가 도달한다.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바로 반대로 생각하면 뭘까?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국의 경제·정치 구조를 움켜쥘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이 경제논리, 힘의 논리가 아닐까... 취약성 또한 엄청나다. 나이지리아에서의 수십 건의 송유관 폭파, 이란 vs 사우디 해킹 전쟁으로 송유관 시설 마비는 우리가 국제 뉴스에서도 종종 보지 않는가
예를 들면 노르드스트림이 폭파되었을 때 전 세계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파이프 하나가 아니라, 유럽 전체의 전략 지형이 붕괴했다.
책은 파이프라인이 국제금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왜 대기업·국가·헤지펀드가 이 관위에서 싸우는지도 알려준다.
앞으로 기후 위기 시대, 또 다른 파이프라인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의 에너지 패권은 전혀 다른 물질들이 정한다. 예를 들면 탄소중립 산업의 필수 인프라 등의 경우 사람들은 아직 모르지만, 이미 다음 전쟁의 무대는 ‘CO₂ 파이프라인’ 위에서 그려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무서운 예고다.
이 책을 읽으면 세계의 힘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한국이 어떤 리스크 위에 서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정학을 중심으로 알 수 있다.
읽고 나서 뉴스 기사가 더 잘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또 수험생이나 취준생, 학생을 둔 부모님 등 다양한 분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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