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쇼펜하우어 x 윤동주
김이율 지음 / 미래문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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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절망의 그림자를 껴안고, 희망의 문장으로 건너가는 법 『어쨌든, 쇼펜하우어 ×윤동주』

김이율 지음/ 미래문화사 (펴냄)



삶은 진자처럼 고통과 권태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는 표지의 문장에 이끌려 펼친 책이다.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문장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질 때가 있다. 아무리 쓰려 해도 단어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느낌.... 삶의 소음이 문장 사이에 끼어들어 뒤흔들어 놓은 적 있다면....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에게 건네는 한 장의 편지 같았다....



쇼펜하우어의 냉혹한 명제는 너무 차갑고, 윤동주의 시는 따뜻한 온기 같았다.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마치 모순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두 목소리가 서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독자들은 무엇을 느낄까.... 철학 책을 자주 읽는 독자라면 책은 더욱 선명해지리라 생각한다. 쇼펜하우어는 “세계는 나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윤동주의 잔잔한 빛, 즉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자 하는 마음’을 표상 위에 살짝 얹어본다. 비관적인 시각과 도덕적 긴장감이 공존하는 구조라니!!!



절망을 응시할 줄 아는 사람만이 희망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안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결국 문장도 삶도 흔들리는 사유 위에 세워진다.

각 장의 마지막에 놓인 ‘질문’들은 독자를 그냥 독자로 두지 않는다. 시와 철학이 서로에게 편지를 쓴다. 쇼펜하우어 선생께도 윤동주 시인에게도 각 한 통씩 편지를 써야겠다.... 삶을 목적 위주로 살았는데 목적보다 때로 진행하는 현재 내 모습에 관심을 갖기



읽는 독자를 사유의 주체로 끌어와, 자신의 사유를 문장으로 만들게끔 독려하는 기분이다. 뭐든 쓰고 싶어지는 마음.

때로 서평 책을 읽다 보면 읽기만 해서는 완성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 책이다. 읽고 나면 쓰고 싶다. 써야겠다...

나만의 감성, 나만의 문장을 요구하는 책이다.

절망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그 뒤에 작은 빛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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