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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
가와이 도시오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가와이 도시오 / 바다출판사
하루키의 소설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로서 이 책의 출간은 반갑다. 하루키를 더 잘 이해하고 그 세계관을 옮겨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책이다. 나는 『노르웨이의 숲』에서의 상실감, 『해변의 카프카』에서의 자아 분열, 『1Q84』에서의 병렬된 현실 등을 통해 하루키를 만났다.
고독 속에서 타인을 만나는 하루키만의 감각적으로 방식이다. 그러나 책의 저자는 그 감각의 층을 심리분석의 언어로 해석한다. 심리학의 관점, 인문 교양 학자로 보는 하루키는 어떠한가 궁금해서 펼친 책이다.
그는 하루키의 작품을 ‘무의식과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단순히 인간관계의 문제를 넘어 어쩌면 내면 치유의 여정인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만남은 얼마나 아름답고 고통스러운가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하루키의 인물들은 언제나 만남을 통해 변하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단절을 경험한다. 타인의 상처에 감염되는 인물들, 이 책의 저자는 하루키 소설 속 인물을 무의식에 반응하는 공명이라 부른다. 하루키 인물들이 타인의 트라우마를 대신 짊어지며 자신을 치유해 나가는지 서술한다.
여기서 이탈리아의 내가 존경하는 대철학자 조르조 아감벤 언급이 나온다.
아감벤이 필경사 바틀비를 언급하며 전근대적인 필연성을 말한다. 단절과 소멸의 서사, 하루키만의 특징인 우연과 발견, 가면과 민낯의 서사, 가상 공간에서의 공유... 이미 너무 많은 평론가들이 소설에 대한 감상을 써서 잘 알려진 부분이 있다면 이 책은 그런 장면들을 인문학과 심리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색다른 체험이다.

하루키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빌려 하루키 문학의 저 깊은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한 줄 평
“하루키의 고독 속에는 늘 누군가를 향한 미세한 손짓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손짓의 의미를 끝까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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