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소담 클래식 5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안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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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뮐러/ 소담출판사













언어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Max Müller)에 대해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 그는 19세기 유럽 지성사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산스크리트어 연구와 비교언어학, 신화학의 체계를 세운 학자로, 근대 인문학의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가 남긴 단 한 편의 문학작품은 놀랍게도 냉철한 학자에게서 기대하기 힘든 따뜻하고 내밀한 감성으로 가득하다.





막스 뮐러의 아버지는 빌헬름 뮐러.


그 역시 독일 낭만주의 시인으로, 그의 대표작인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방앗간 아가씨』 등 두 작품 모두 슈베르트가 가곡으로 작곡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마치 수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막스 뮐러의 젊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연애 소설이라고 한다. 주인공 막스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소녀 마리아를 사랑하지만, 사회적 신분과 종교적 차이, 그리고 그녀의 병약한 운명 때문에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 감정을 넘어 영혼을 넘어서는 순수한 사랑으로 확장된다. 마리아는 결국 세상을 떠나지만, 막스의 사랑은 그녀의 죽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죽음을 넘어선 사랑이랄까.....




이 소설의 아름다움은 긴박한 사건이 아니라 사유의 깊이에 있다. 막스 뮐러는 철학자답게 사랑을 감정이 아닌 존재의 인식으로 바라본다. 그는 사랑을 통해 인간과 신, 혹은 그가 평생 연구에 바친 영혼과 언어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힘을 쏟은 것 같다.




문체는 놀라울 만큼 섬세하고 고전적이다. 당시 유럽 낭만주의 문학의 영향을 받았으나, 과잉 감정으로 흐르지 않고, 오히려 담백한 문장이 등장인물들의 아픈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오늘날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잠시 쉬며 향유할 수 있는 최선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점에서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노발리스의 『푸른 꽃』과 같은 선상에 분류되면서도, 지성으로써 사랑을 사유한 철학적 연애소설이라는 독특한 입지에 올릴 수 있겠다.




좋아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말아라

좋아해서는 안 되는 낯선 타인들도 있다

여기서 타인이란 어떤 의미일까.. 소설은 마지막 후반부에서 그 답을 살짝 알려주는 듯하다...




모든 신화는 언어의 질병이라는 그의 사상적 명제는 가슴을 후빈다.

이 단 한 편의 소설은 어쩌면 그가 평생 연구한 학문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한 인간이 진리를 향한 사랑과 삶의 사랑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았던 기록물이 아닐까.

내가 궁극적으로 소설에서 만나고 싶은 사유.... 즉 학문은 결코 감성과 대립하지 않는다는 따뜻한 망이 보여서 좋았다.



당신의 것은 내 것입니다. 마리아 p164

( 마지막 장면에서 노의사의 말도 정말 마음이 아팠다. 한평생 사랑했던 사람, 자신의 마음을 이 세상에 묶어 놓았던 유일한 끈이 끊어진 순간.

사랑 그것은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을 살게 하고 또 죽이기도 하는 걸까.... 참 모를일이다......ㅠㅠ)




지적 탐구의 끝에는 언제나 인간적인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 세상 모든 언어의 근원에는 사랑이 있다. 이 소설은 그런 메시지를 잔잔하게 전하는, 지성과 낭만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 고전 중의 고전이다





한 줄 소감:

나는 아픈 사랑이 철학이 될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데, 이 책이 바로 내가 찾던 그 책이다........






강추합니다!!

간결하고 정확한 번역

새로운 편집





감각적인 표지의 소담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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