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너스에이드」 기술인가, 마음인가. 의료의 최전선에서 묻는 의학 서스펜스 스릴러

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치넨 미키토 지음/ 소담출판사

현직 내과 의사 출신의 작가님, 의료 서스펜스를 의학도의 시선으로 그러나 좀 더 낯설고 감각적으로 묘사하는 분이다. 이분의 전작인 《가면 병동》을 너무나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의료대란 이후, 슈바이처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의사에 대한 신뢰’ 문제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환자의 고통 앞에서조차 시스템과 이해관계가 우선되는 현실 속에서, 작가는 슈바이처의 “생명에 대한 경외” 정신을 다시 꺼내 든다. 의료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며, 직업 이전에 인간의 윤리라는 것을 이 소설은 주인공 미오를 통해 말한다.

환자를 구한다는 명목 아래 경쟁과 이기심이 팽배한 의료 현장에서, 미오와 류자키의 대립은 참으로 의미 있다.

기술인가?

마음인가?

두 가지 키워드를 의료라는 치밀한 서스펜스 속에 교차시킨다. 주인공 사쿠라바 미오는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간호조무사’다. 의료 행위를 할 수 없고, 침대 정리나 식사 보조 같은 일을 맡는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환자 가까이에 있다. “우리는 환자에게 다가가는 프로야”라는 대사는, 이 작품이 어떤 시선으로 의료를 바라보는지 말해준다.

작품의 초반은 병원 내의 계급 구조와 의료현장의 냉정한 시스템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시작한다. 통합 외과의 천재 의사 류자키 타이가 “감정은 불순물이다”라고 말하는 장면

미오는 “감정이야말로 생명을 살린다"라고 맞선다.

의사인 저자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가!!!

장르 문법적으로 미오의 트라우마, 언니의 죽음, 정체불명의 침입자와 실종된 노트북, 그리고 류트 자키의 비밀이 맞물리며 서스펜스의 밀도를 높인다. 작가 특유의 정교한 복선과 의학적 리얼리티가 어우러져, 미스터리 스릴러만의 매력이 돋보인다.

미오는 자신이 더 이상 의사가 아니어도, 인간으로서 누군가의 삶을 붙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류자키는 완벽한 기술만으로는 생명을 구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서로의 결핍을 보완하는 존재가 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는다.

환자를 살리는 건 첨단과학 의술일지 몰라도, 사람을 살리는 건 결국 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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