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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금이 장편소설 / 사계절
존경하는 이금이 작가님, 우리 지역에 오셨을 때 만나 뵌 거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여러 해 흘렀다. 그간 작가님은 좋은 작품을 많이 출간하셨고 이 책 역시 디아포라의 애환, 광복 80주년 기념비적인 소설, 결코 잊혀서는 안 될 역사의 한 조각을 서술한 책이다
1943년 비극적인 개인의 서사가 2025년으로 이어진다. 각 시대만의 풍경이 잘 묘사되어 있고 특히 배경 묘사가 섬세하다. 책을 덮을 때, 단옥이라는 이름이 주는 상징성에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진다......
개인의 삶과 역사가 어떻게 얽히고 맞부딪히는지를 소설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주단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몇 번이나 바뀌는 정체성, 그리고 그 속에서 꺾이지 않고 삶을 이어가려는 의지에 목이 메는 기분이다 ㅠㅠ
이금이 작가는 단순히 한 사람의 서사를 넘어, 사할린 한인 공동체가 지닌 집단적 기억을 문학으로 승화하시는 분이다.
작가와의 만남에서도 자신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 중에 문학으로 그 시대를 증명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참으로 울림을 준다.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먹먹했다. 가족을 위해 선택한 이주가 한평생의 유배가 되고, 조국을 그리워하면서도 번번이 외면당하는 운명이라니
왜 운명은 이토록 가혹한가 ㅠㅠ
하지만 이 소설은 단지 개인의 비극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버텨내고, 살아내고, 끝내 이야기를 남기는 사람들이 있음을 증명한다. 최영미 시인의 말씀처럼 때로 집단의 기억보다 개인의 기억이 더 정확하다고!! 문학은 곧 그 증거이기도 하다
광복 80주년이라는 시간적 배경 위에서 만나는 이 작품!!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 잊힌 역사는 잊어버리는 순간 길을 잃고 결국 다시 돌아와 우리를 괴롭힐 뿐이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로서의 기억이니까...
이 책은 ‘눈 돌리고 싶은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지만, 동시에 그 틈새에서 피어오르는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보여준다. 청소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청소년과 성인 독자가 함께 읽기 좋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