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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 고양이
이준희 지음 / 폴앤니나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준희
아름답고 조용한 SF라는 세계. 늘 설레게 하는 이름이다. 평행우주 저 너머에 존재할 만한 것들에 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
AI 루디 기억,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AI가 사용되는 것은 앞으로 더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주인공 태주는 왜 소방관이 되었을까? 《 루디》
선배 어쩌면 한 인간으로서 몸을 가장 제대로 쓰는 건 우리 소방관인지도 몰라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들었던 어떤 수업에서 교수님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노동의 소중함이 잊히고 있다고, 몸의 노동을 통해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숭고함이 사라지고 있다고 P18
왜 저를 루디라고 부르죠?
PTSD를 가진 소방관 태주가 실패한 경험도 받아들이려는 마지막 장면. 마치 상처가 곧 나라는 존재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듯 울림이 있었다. 단편소설 모음인데 저마다 짧은 에피소드가 깊은 사유를 하게 한다. 기억을 없앤다고 고통이 사라질까?
아픈 기억만 편집한다면 과연 그렇게 할 것인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새로운 도시의 개발, 스마트시티 드론이 택배를 배달하고 모든 것이 최첨단인 배경.
그런 시대에 비둘기는 어떤 존재일까? 소설 마지막의 반전이 오싹 소름 돋는다. 이런 미래라면 비둘기에게 CCTV를 장착하는 일쯤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대수롭지 않은》
「평행우주 고양이」는 귀여운 고양이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 평행우주를 통해 레나와 소통하는 언니. 실험실의 화재 그로 인한 책임 전가, 연구자로서 살아가는 삶 등이 복잡 다양하게 서술된다. 레나가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설정이 기발하다.
서로 고립된 채 무한하게 존재하는 또 다른 우주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레나를 통해 존재하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러나 분명히 존재할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암시인 것 같았다.
잃어버린 것과 남아있는 것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소설에서 보는 듯하다.
하드 SF보다 감성 SF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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