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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브 오브 본즈 - 호모 날레디,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신인류의 발견과 다시 읽는 인류의 기원
리 버거.존 호크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알레 / 2025년 7월
평점 :

리 버거, 존 호크스 지음/ 알레 (펴냄)
고인류학자이신 리 버거와 존 호크스는 인류 진화의 모든 부분에 대한 탐사와 기록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인류의 진화사를 넘어서는 발견이자 모험담이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먼저 인류의 가계도를 먼저 훑어본다. 오랜 시간 동안 과학 교과서 가장 앞쪽에 차지하던 인류 진화의 모습, 원숭이가 오늘날 사람이 되는 과정을 그 자체로만 해석하지 않는다는 점. 책의 시작부터 놀라웠다.
2015년 날레디에 관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보고한 후, 당대 엇갈린 반응.
좀 더 깊은 연구를 위해 바깥에서 조사하는 것이 아닌 직접 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놀랍다. 왜 동굴에 들어가야 했는지 그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동굴을 탐사하는 과정은 더 놀라웠다. 과학은 객관적인 자료와 지식만으로 논의되는 줄었는데 이렇게 많은 상상력이 필요한 줄 몰랐다. 물론 추후에 그것이 증명되었을 때 이 연구의 시작점은 훌륭한 가설이 인정받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그냥 상상력의 하나로 폄하되기도 한다.

남아프리카의 라이징 스타 동굴계에서 발견된 호모 날레디라는 신인류는 뇌 용량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의식, 불 사용, 문화적 표지를 남긴 흔적을 보여준다. 이것은 뇌가 크면 저장 용량이 크다. 혹은 똑똑할 것이라는 전통적인 진화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증거다.
책의 매력은 여러 가지다.
먼저 현장감 넘치는 탐사 서사다. 동굴 깊숙이 들어가는 과정, 협소한 통로를 기어 내려가는 장면, 발견 순간은 마치 탐험 소설처럼 묘사되기 때문. 독자는 과학자들이 얼마나 육체적·심리적 한계를 시험당하는지, 그리고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리 체험하는 기분으로 읽는다.

특히, 과학적 통찰과 철학적 질문의 결합도 필연적이다. 화석 뼈의 배열, 매장 흔적, 그을린 자국에서 ‘죽음의 개념’과 ‘의식의 기원’을 추적한다. 이는 단순한 해부학적 비교를 넘어, 호모 날레디가 인간다움을 발현한 과정을 역추적하는 탐사 과정이기도 하다.
기존 인류 문화사를 일직선으로 설명한 과학에 대해!!
인류 진화를 일직선이 아닌 복잡하게 얽힌 계통수로 제시한다. 23만~33만 년 전이라는 비교적 최근 시기에도, 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인류가 공존하며 서로 다른 문화적 진화를 이루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발견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의 틀, 그 경계는 얼마나 좁았는가?!!
호모 날레디의 작은 두개골은 오히려 인간다움이 두뇌 용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해준다. 매장, 불, 상징물의 흔적은 ‘사유하는 존재’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함을 시사한다. 어쩌면 인류는 본인들이 읽고 싶은 역사만 읽고 쓰고 싶은 과학만 관찰하는지도 모르겠다.
발견과 반성의 자세를 동시에 갖추게 하는 책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