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그리움 - 배우 임병기 사극 드라마 시집
임병기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임병기/ 그림같은세상







시 읽는 것을 좋아하고 역사시도 관심 많다. 무려 41편의 시!! 무대 밖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어쩌면 배우는 시인보다 먼저 시를 살아내는 존재일지도 모룬다. 세상에 없는 시간을 믿고, 그 누구의 삶도 거뜬히 대신 살아내는 것이 배우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으로, 감정보다 육체로 시를 쓰는 사람들. 임병기 배우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최수종 배우의 추천사나 임동진 목사의 추천사를 읽으니 진심으로 존경이 우러나온다.

역사의 순간들을 무대에 옮기며 그 오랜 시간, 역사 속을 걸어온 배우의 발자국에서 피어난 시들이다.






『동료 안형식의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제목의 시. 동료와 나눈 생의 장면을 단지 애도로 끝내지 않는다 ㅠㅠ 한 시대를 함께 걸었던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시간의 연대가 아닐까? 선배이자 가장 친한 동료로 임종 직전 아들을 부탁한 안형식 배우.....

그 속에서 피어난 고요하고도 격렬한 슬픔이 한 줄의 시로 우리 가슴에 흘러내린다 ㅠㅠ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무대 밖의 날것 그대로의 삶까지,

이 시들은 마치 오래된 흑백 영상처럼

잊히지 않을 감정의 잔상






『사이렌의 울림』이라는 시의 한 구절은 배우라는 존재가 짊어진 보이지 않는 무대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왕의 여자》, 《태조 왕건》 촬영 당시 낙마사고! 7개월간의 목발 생활을 떠올리며 쓴 시다.

관객 없는 일상, 스포트라이트 꺼진 밤에도 몸과 마음은 여전히 어떤 역할을 품고 살아가는 배우의 모습.

사이렌 소리에 가려진 불안과 기도는 연기가 아니라, 삶 그 자체였다. 당시 경제적인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구절 중

"무대가 아니어도

나는 삶을 연기해야만 했다."라는 행이 가장 와닿는다.

배우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그의 고뇌가 깊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배우 임병기 님 그저 촬영장의 에피소드를 시로 풀어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 배우들의 글을 읽으면 무엇이 진짜였고, 무엇이 허구였는가를 구분 짓는 경계를 무너뜨릴 때가 있다.

무대 위에서의 죽음도, 무대 밖의 상실도 모두 진짜였다고—


그리하여 결국 우리는 이 시들 앞에서 연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인생을 마주한 것 같은 묵직한 체험이다. 그 기록이다. 시는 울림을 준다. 시가 있어서 이 세상이 촉촉해진다고....



#천년의그리움, #임병기, #사극전문배우,

#그림같은세상, #드라마시,

#배우의고백, #사극의미학, #삶을쓰는시인,

#무대밖예술, #사극시, #역사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