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에 입술을 달아주고 에세이&
이근화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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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 에세이 / 창비








마음을 붙드는 것들이 있습니다라는 문장!! 어떤 것들인가?

놀이터의 아이들 웃음소리, 아파트가 아닌 담장이 바로 붙은 주택가 은은하게 울리는 피아노 연주 소리, 커피포트에서 커피가 내려지는 소리, 비 오는 밤 커튼 사이로 들리는 빗소리, 내 곁에 잠든 너의 숨소리도, 귀를 스치는 바람의 흔적도 마음을 붙든다. 그 순간은 세상이 멎어도 좋을 만큼!!!






나를 재빠르게 훔치고 속이는 기술이라니 챕터 제목부터 흥미롭다. 솔방울에 빠졌다는 저자. 바쁜 현대인들의 삶에 솔방울 따위에 시선을 주는 사람이 있던가를 떠올리면 저자의 마음은 정말 아름답다.


글을 쓰는 일은 이 세계에 관여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관여함이란 세계를 탐험하며 나는 세우고 지우고 또다시 짓는 일의 반복일 것이다 p27


이근화라는 이름을 이 산문집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솔직히 쓰면 시인에게 누가 될까....


작은 것에 다정한 시선을 보내는 시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네 아이를 키우고 빵과 커피를 좋아하는 다정한 일상을 담은 글,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세탁을 하는 일상의 글 따위가 무슨 공모전 당선이냐며, 존경하는 대작가(남성)들이 쓰던 스케일 방대하고 어마어마하게 큼직한 역사 소설의 시대가 그립다며 혀를 끌끌 찼다. ㅎㅎㅎ ( 물론 방대한 스케일 나도 좋아한다. )



그에게는 말 타고 벌판 달리느라 당장 눈앞의 작은 개미 한 마리 그 작은 소중함을 볼 줄 아는 지혜가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상의 소소한 일을 유려한 산문 문장으로 펼쳐내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는 써보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덮으며 조금 더 낮은 곳을 돌아볼 줄 아는,

더 작은 것에 관심을 기울이며

작은 존재들에게 입술을 달아주는, 말 걸어주는 내가 되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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