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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의 아시아 - 연대와 공존의 꿈으로 세계사 다시 쓰기
장문석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장문석 지음/ 틈새의시간(펴냄)
「광장」 「회색인」 「화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소설이 발표된 지 무려 6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성장했는가, 최인훈 선생님의 소설은 이미 60년 전에 미래 사회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소설 「광장」에서 주인공 월북 가족 이명준이 중립국을 택했던 이유, 고등학생의 관점에서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 새롭게 인식되는 요즘이다. 수능 문학 지문으로 만나던 소설들 다시는 읽을 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
이후 만난 언어의 다채로음 맛깔스러움,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이유다. 공존과 연대라는 키워드가 요즘처럼 중요한 시대가 또 있을까?!!!!!!! 좁아터진 '우리'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공존은 과연 누구를 위한 공존인지? 연대는 과연 누구와의 연대인지 반성하게 된다.
경희대학교 국어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한국 문학이란 무엇인가? 책을 통해 다시 질문한다. 한 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면서, 무려 10년의 연구 끝이 이 저작물을 완성한다. 저자는 최인훈 문학의 주요 키워드를 '냉전'과 '후진성'으로 진단한다. 둘 다 우리에겐 생경한 단어다. 문화적 후진성은 이미 극복한 지 오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냉전이라는 말은 미중간의 갈등 신냉전 상태, 후기 파시즘으로도 표현되는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에게 새롭게 제시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은 누구인가, 그의 문학 창작의 배경이 되는 유년 시절, 청년 시절을 포함 그의 전 생애를 돌아보는 재미, 책 앞부분에 최인훈 선생님의 사진, 흑백사진으로 보는 시대 풍경이 정겹다. 우리는 작가들의 노년 시절 모습을 주로 보는데 청년기의 최인훈 선생님 모습 새롭게 느껴진다.
국민국가의 국민으로서 한국인을 넘어서 세계시민으로서 존재와 현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지금 최인훈 문학이 현재성을 가지는 것은 그 까닭이다 p 54
사회적 장소 '내부'에 그어진 분할선들을 다시 그려나가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면, 지금의 현실 속에서 아시아에 대한 연결선 혹은 분할선을 새롭게 그려야 한다 p354
아시아라는 이름의 의미는 무엇일까? 주변인인 아닌 주체로 살기 위한 하나의 거점이 되는 문학.
억압과 식민지라는 고통을 어떤 연령에 겪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 혹은 진통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식민지와 유년 시절을 겹쳐 살았던 문학인들, 지식인들은 당대 어른들이 폭력과 강압의 식민지를 경험했다면 이들은 반대로 나름 서정성을 느끼며 그들의 유년을 보냈다고 쓰였다.
그들이 쓴 문학에서 21세 기적인 것을 찾아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최인훈의 모든 작품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남이 보기에 이해되지 않더라도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옳다는 신념으로 살아간다.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공존도 연대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