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란 미래의 문학 11
데이비드 R. 번치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비드 R. 번치 지음/ 현대문학








'지도 제작자'라는 이력은 독특하다. 영문학 전공자가 미국방성에서 지도 제작 전문가로 몸담은 점! 읽다 보면 묵직하게 느껴지는 서사가 나의 편견을 또 한 번 부순다.

주인공이 남자라는 걸 확실히 깨닫는 데까지 난 왜 오래 걸렸을까? 79페이지 와서야 알았다. '음경'어쩌고 언급될 때 알았다 ㅎㅎ





살점 인간 vs 강철 인간!!

플라스틱이 세상을 뒤덮고 생명체들은 지하 세계로 숨고 오직 힘이 지배하는 세상. 성채의 주인공 신금속 인간이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

'신금속 인간'이란 뭔지 궁금했는데, 오늘날 건강상의 문제로 인공관절 등 보형물로 교체하는 것이 아닌 필러와 보톡스 온갖 과잉 성형 부작용으로 점철된 인간들의 세상을 묘사하는 듯했다. 몸의 92% 이상이 금속인 인간!! 사람인가? 기계일까....


섬뜩한 풍경이 내내 이어졌다. 여성들은 하얀 마녀계곡으로 강제 이주된 채 아이와 떨어져 살아가는!!! 권위주의와 가부장제의 끝판을 보여주는 세상. 끝까지 신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신이 되고 싶어 하는 모데란의 세계....ㅠㅠ






내가 보기에 우리 모데란의 모든 행위와 인내의 원칙은 위대한 '교체'프로그램에 집약되어 있는 듯하다. 나로서는 다른 방식은 떠올릴 수도 없다 p202


가끔 정말 일어나면 안 될 일이지만, 책 전쟁의 이후를 상상해 본다.

이 책 초판이 불과 50년 전! 1971년 쓰인 것을 생각하면 마치 예언이라도 한 듯싶다. 모데란 멸망 이후, 이 성채 주인공의 회고를 통해 서술되는 세계가 남의 일 같지 않음은 당연한 일!!


삶의 목적이라고는 오직 '전쟁'과 '쾌락'뿐인 곳. 거의 모든 생물이 멸종하자 그 자리를 강철심장으로 대체하는 근미래. 대략 2060년대쯤이니까 그리 머지않았다 ㅠㅠ 그들의 전쟁은 직접 나가서 피 흘리는 전쟁이 아니라 조작판에 기대앉아 발사대를 조작하고 보행 인형 폭탄이 진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마치, 오늘날 드론 전쟁을 보는 것 같다. 인간 vs 비인간의 경계마저 무의미해 보인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앉아 밥을 먹고 사랑을 나누는 과거의 시간이 끔찍한 공포라니 ㅠㅠ






자신의 딸을 이름을 부르지 않고 꼬마 소녀라고 지칭하는 것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물질문명 아래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이 모데란의 주인이 된다. 아내라는 이름의 귀찮은 문제라는 문장 빵 터짐 ㅎㅎ

신금속 인형들, 그만의 양철 깡통 애인, 충직한 쾌락만을 갈구하는 인간들.. 그들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마치 거대한 서사시처럼 느껴지는 문장, 진중하고 힘 있고 무겁게 느껴진다.

독자들은 데이비드 번치의 문장에서 마구 허우적댈 것이다.. 이것은 시인가 소설인가!!






영화화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무려 200편이 넘는 단편을 쓰신 분,

약 592페이지 분량의 소설, 도톰해서 좋았다. 왜 이제야 번역되었을까 싶은!!


덧: 읽다 보면 ....

말줄임표 정말 많은데, 나만큼 말줄임표 많이 쓰시는 분 처음 본다. 넘 반가운 마음 .......


그 모든 디스토피아적 한계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