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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수첩 - 보통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살을 향한 대담한 사유
가스가 다케히코 지음, 황세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가스가 다케히로 지음/ 크레타 (펴냄)
자살률 높은 나라, 우리나라다! 자랑스런 내 나라의 자살률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본 일본의 자살 실태, 자살에 관한 기록이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지인을 자살로 잃은 사람이라면 그 고통이 많이 심할 것이다. 멀게만 느끼던 단어인데 이제 마냥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살에 관한 책을 펼쳐들 날이 오다니 나 자신이 의아스러운 순간이다.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하루 40명이 자살하는 나라다.
실제 사망자는 남성이 많지만 자살시도는 여성이 2배 많다. 당장 대책이 필요한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왜냐면 남의 일이니까 ㅠㅠ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숫자인데 더 무서운 것은 자살이 아니라
이 수치를 보고도 심각성을 못 느끼는 사회가 문제다. 제 밥그릇 챙기기 바쁜 정치인들 .... 하 ㅠㅠ 내 혈세가 너무 아깝다. 자살의 원인을 성과 중심주의, 즉 교육에 있다고 본다. 공부만 잘해서 문제다! 1등급 아이가 판사 의사 검사가 되면 세상 제일 똑똑한 듯 우러러보는 사회 분위기, 또 본인 스스로도 성숙하지 못한 인격으로 고위 관리가 되어서 나라를 조진다. 휘두른다.
며칠 전 통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성공한 숫자가 40명이라면 실패한 사람까지 합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이 자살을 생각하는 걸까...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에 대해 그 심리를 나는 알 수 없지만, 도저히 가닿을 수 없지만 너무나 힘들었을 삶에는 공감한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그래서 펼친 책이다.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글이 이 심각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 너무 실례라면 죄송하지만 소설처럼 읽힌다. 너무 흥미진진하다. 남의 우울증 사례를 읽으며 재밌다는 게 아니라 가독성이 좋다는 의미, 실제 사례인데 소설 읽는 느낌 (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그것일 것이다. 실제 우리 삶은 너무나 소설 같거든....)
저자가 실제로 임상에서 본 환자 중 실제로 20명이 자살을 택했다. 이걸 본 독자는 20이라는 숫자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 한 20000명은 돼야 놀라려나?
얼마나 죽어나가야 우리 사회가 심각성을 인지하는 걸까.
언제까지나 남의 일이라고 할 건가?
언제까지 심신이 나약한 인간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혀를 끌끌 찰 것인가... 이게 당신 가족이나 지인의 일이라면???
저자가 말하는 자살의 결정타가 되는 이유는 의외로 소소한 것이다. 하루 만에 자살을 결심하는 게 아니라 그 모든 원인들이 마치 탑 쌓든 쌓고 또 쌓여서 발생되는 일이다. 어느 날 툭 터진다. 저자가 언급하는 각종 사례들, 소설이나 실제 일본 사회에서 있었던 일을 예시로 들기도 한다. 자살의 유형,
허무함 끝에, 동요나 충동에 의해, 고뇌의 궁극으로 인한, 혹은 목숨과 맞바꾼 메시지로의 자살 ( 서울 모 초등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생각난다 ㅠㅠ ), 도망 혹은 도피로 인한 자살, 마지막으로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 등 케바케다. 수많은 이유가 있다. 책을 읽은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자살의 유형을 알면 뭐해라고... 저자 의도를 내가 제대로 읽은 게 맞는다면? 이렇게 많은 다양한 이유가 심각한 게 아니라 너무 쉽게 자살이 일어난다는 것. 누구든 죽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강조하고 싶은 바를 은유적으로 말하는 책이다. 마땅한 동기가 없음에도 자살을 택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읽는 내내 자살로 잃은 많은 이들을 떠올려본다. 물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다. 간절히 명복을 바랄 뿐이다. 나는 종교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절히 기도해 주고 싶다.